어린손녀가 빗물을
찰박찰박 밟고 있다
마당가 수직의 벽을 세우는 빗방울, 빗방울들
아이의 활짝 핀 얼굴에도 송알송알 맺혔다
두두둑 톡톡
우산 밖에서 듣던 빗소리는
우산 속에선 더 크게 들린다
경쾌한 음율의 빗소리가
마양 신기한 아이
얼굴을 세우고 초롱초롱 듣는다
아이의 심장소리는
내 손을 타고 더 크게 뛰고
초여름비는 빨강 우산 속으로
세차게 들이친다
능소화 한무리가 붉은 꽃을 달고
지붕 안으로 들고 있다
기화집도 붉게 피는
비오는 날
◇약력
·문학저널 시 신인문학상 등단
·시집 『시간의 그늘』
·옥천의 마을 시집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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