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다녀올 때마다 생각한다
부모가, 이웃이, 친구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장을 받아들고 황망히 달려가며 생각한다
꽃으로 장식된 그들의 살아생전 표정을 마주하며
언젠가는 내 차례가 되겠구나
그 순서가 예고도 없이
생각했던 것 보다 휠씬 빠르게
발아래 당도해 있겠구나
그러니 생에 욕심내야겠다
곤궁한 생활에 발목 잡혀 더 이상은
하고 싶은 걸 뒤로 미루지 말아야겠다
그리워도 가슴에만 묻어둔 그의 눈빛을 보려고
가만히 마음을 열어두어야겠다
시골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 ‘사랑한다’
고백도 해야겠다
아닌 인연에는 연연하지 말고
속 시원하게 잊어줄 것이며,
하기 싫은 일일랑
눈 질끈 감고 손 놓는 것부터 시작 해야겠다
그렇게 남은 날 동안엔 원하는 것만 하면서
생을 제대로 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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