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이 계절의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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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이 계절의 경전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10.25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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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군북면 석호리 유봉훈 사진 작가 제공

‘카르페 디엠*’은 우리의 경전이었다
그 밤 모든 호흡을 모아 제를 지냈다
아름다움은 순간을 먹고 자라니까
우리들의 순간을 위해
잠깐 세상을 내려놓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지나갈 것이므로
지나갈 것이 분명하므로
오직 하늘의 뜻과 땅의 기운을 모으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숲이 낸 길을 따라
깊숙한 첫 땅으로 들어가는 동안 밤이 깊었다
뜻을 모아 제를 지내기에 적당한 장소였다
적당한 시간이었다
눈이 내리지 않았으나
눈 내리는 겨울 같았다
아마 그곳은 성소가 될 것이다
곧 물든 나뭇잎이 쏟아지는
어떤 시간이 잉태될 것이다
그날 ‘카르페 디엠’은 우리의 기도였다
순간마다 탄생하고
이내 죽는다는 건 얼마나 큰 떨림이던가

*카르페 디엠: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 현재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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