쌕쌕 병색 짙은 숨소리 들려오고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폐지더미
허리 꺾인 시간의 탑 쌓아
허기진 배 달래 주던가
고의 카르마를 짊어진 노인
허우적대는 조각들은 라면으로 환생하여
해거름 효자처럼 달랑대는
한 송이 핏빛 희망이었네
손끝에 파고든 고(苦)의 법문들
문득 스치우는 인연 속으로
바람처럼 피어나고
찰라속에 번득이는 문수(文殊)의 눈
티끌없이 푸른데
보현보살님 현신(顯身)하여
아뿔사! 아픈 길 가신다
◇약력
·불교문예 등단
·불교문예작가회
·대표작 ‘마주가는 배’, ‘내안에 들려오는 소리, ‘여명의 북소리’, ‘벚꽃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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