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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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인
  • 남청강
  • 승인 2019.02.28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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쌕쌕 병색 짙은 숨소리 들려오고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폐지더미

허리 꺾인 시간의 탑 쌓아
허기진 배 달래 주던가

남청강

고의 카르마를 짊어진 노인
허우적대는 조각들은 라면으로 환생하여
해거름 효자처럼 달랑대는
한 송이 핏빛 희망이었네

손끝에 파고든 고(苦)의 법문들
문득 스치우는 인연 속으로
바람처럼 피어나고

찰라속에 번득이는 문수(文殊)의 눈
티끌없이 푸른데

보현보살님 현신(顯身)하여
아뿔사! 아픈 길 가신다

◇약력
·불교문예 등단
·불교문예작가회
·대표작 ‘마주가는 배’, ‘내안에 들려오는 소리, ‘여명의 북소리’, ‘벚꽃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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