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봄이 오려고
상태바
포토포엠-봄이 오려고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3.07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남면 지수리,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오른쪽 늑골 아래 딱따구리 한 마리
둥지를 튼 게 틀림없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지만
허락받지 않은 새의 부리가 박힐 때마다 꽃피는 상처
잠을 자면 새도 잠들어서 고통이 사라지는데
새를 키우느라 몸은 잠을 잃어버렸어
그러니까 새를 기르는 일은 불면과 닮은 것
새벽에 눈 떠 낮을
되새김질하는 것으로 너는 자라지
네가 떠나고 푸른 깃털이 커졌어
나에 관한 소문을 퍼뜨릴 때마다
새의 부리는 날카로워지고
한밤중에도 명치는 욱씬거렸어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게
오른쪽 늑골 아래 딱따구리는 딱딱
살점을 찍어대고 있었어
봄이 오려고 그랬나 봐
봄이 와서 너도 오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