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웃을 수 있다
상태바
그곳에 가면 웃을 수 있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5.02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노래교실
15년째 어르신들과 즐거움 나눠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노래교실에 모인 어르신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 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3층 강당이 떠들썩하다. 100여 명의 어르신들이 강당에 모여 춤과 노래가 한창이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어깨춤이 저절로 어우러진다. 이 시간만큼은 아픈 곳도 세상살이 모든 근심 걱정도 떨쳐내고 몸과 맘이 가벼워진 것 같은 표정이다.

지난 2003년 시작된 복지관 노래교실 수업은 15년째 지속되며 지금까지 어르신들의 웃음과 건강을 위해 한몫하고 있다는 게 모두의 한결같은 말이다. 노래교실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뜨거운 반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초창기 멤버로 15년째 반장을 맡고 있는 전화순(72) 어르신은 “집에서 고민하고 있다가도 이곳에 나오면 고민이 다 사라지고 즐겁고 행복해진다”며 “다 같이 모여서 노래할 수 있는 이런 모임이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노래교실에서 손꼽히게 노래를 잘한다는 이행자(76) 어르신은 “특별히 하나의 노래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트롯을 좋아한다”며 “15년째 꾸준히 다니고 있으면서 행사 갈 때 노래할 경우가 있으면 즐겁게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교실 뒤편에서는 남자 어르신들도 보였다. 김영열(82) 어르신은 “이곳에 와서 노래를 하면 건강에 더없이 좋으며, 친구도 사귀고 웃고 대화도 하니 정신이 맑아지고 있던 스트레스도 다 날아가 버린다”며 “일상을 즐겁게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활동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노래교실 강사를 8년째 맡고 있는 홍연희 강사는 “일이기에 앞서 어머니들과 노래하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 순간 쌓인 스트레스가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며 “힘든 일이 있고 짜증나는 일이 있다가도 노래교실에 오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어르신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8년 전 홍 강사가 처음 왔을 때 30명이던 회원은 현재 120여 명에 이른다. 이유는 한가지다. 이곳에 오면 행복해진다는 거, 그것만큼 확실한 이유는 또 없을 것이다.

“어머니들이 다른 생각 다 잊고 노래교실에 와서 당신만을 위해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홍 강사는 “부디 어르신들이 혼자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인생이 덜 외롭고 덜 힘드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진심어린 당부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