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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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이 있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10.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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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한국학중앙연구원·서울대만이
소장한 허준 편찬 전권 25권 25책
가산박물관 박희구 관장도 동일본 소장
“귀중한 역사의서가 옥천에 있다” 감탄

지난 16일~20일까지 세계 최대 국제 도서전이 열린 독일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에 국제적 관심을 끈 오래된 의학서적 한권이 집중 관심을 받았다.

경남 산청군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을 이곳 도서전에 선보인 것이다.

산청군과 연구원은 동의보감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해 동의보감의 독창성과 우리 기록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해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전시했다.

연구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동의보감 영역 완역판을 완성해 현지에서 선보였다. 또 영어와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사상의학, 사의경험방 등 한의학 서적도 전시했다. 한의학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동의보감이 세계인의 이목을 끈 획기적 사건이다.

바로 이 동의보감이 옥천 가산박물관(관장 박희구)에도 있다. 박희구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동의보감은 1613년 훈련도감에서 간행된 25권 25책 전권이다. 박 관장은 낙질 6권도 추가 소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국보 제319-1호와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보 제319-2호, 서울대 규장각 소장 국보 제319-3호와 동일본이다. 

당초 동의보감은 1596년 선조의 명으로 허준·정작·양예수 등이 편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후 허준이 다시 편찬해 1610년 완성했다. 정작은 승려의사로 권위가 있었으며 양예수는 그 당시 조선의 의사들이 존중한 ‘의림촬요 醫林撮要’ 13권을 교정한 경험이 있는 의사다.

동의보감은 우리나라의 의서는 물론 중국의 의서까지 모두 활용했다. 현대적 분류방법처럼 병증과 치료방법을 중심으로 나눴다. 

내용은 내과의 질병을 다룬 내경편 6권, 외과의 질병을 다룬 외형편 4권, 내과와 외과를 제외한 여러 가지 병증을 다룬 잡병편 11권, 약물에 관한 지식을 다룬 탕액편 3권, 침을 통해서 병을 고치는 방법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침구편 1권이다.

사람의 모든 병증상을 5가지로 나눠서 항목에 따라 치료방법을 자세히 기록하고 치료 근거가 되는 여러 가지 문헌을 들었다. 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전해지는 의서에 근거를 둔 기록만을 추린 것이 아니라, 병에 따라서는 민간에 전해지는 이른바 속방(俗方)의 치료방법과 편찬자가 스스로 경험한 비방까지 덧붙여 여러 가지로 참고가 된다.

의서로서 또 하나의 특색은 비슷한 병중에서도 특별히 여러 사람들이 흔히 체험하는 병 증세부터 다루되 손쉬운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한 데 있다. 가령 배앓이 환자들이 흔한데, 이런 환자들은 배앓이 치료를 설명한 조항을 찾아 읽으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활용하기에 편리하도록 편찬돼 있을 뿐 아니라 내용이 그 어떤 의서보다도 충실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1613년 훈련도감에서 만든 목활자로 인쇄되었는데, 이때의 초판본 완질 25책은 남아 있지 않고, 뒤에 전주와 대구에서 목판본으로 출판된 것이 완전하게 전승되고 있다. 우리나라 책으로 이 책만큼 외국에서 거듭 출판된 것도 드문 일인데, 출판된 지 115년 뒤에 일본에서 완질이 출판된 것을 비롯해서 1763년 중국에서도 출판되었으며 일본과 중국에서 모두 7번 출판을 거듭했다.

동의보감은 훈민정음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의궤, 일성록, 5·18민주화운동기록물, 난중일기, 새마을운동기록물, KBS특별방송 이산가족찾기, 유교책판 등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박희구 관장은 “동의보감을 누가 만들었는지 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면서도 “이처럼 귀중한 의학서적이 옥천에 있는지는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횡성엔 개인박물관이 27개소나 된다. 횡성군은 조례까지 제정해 이런 박물관 지키기에 적극적이지만 옥천은 제대로 된 수장고가 없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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