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면 주정예 할머니 “좋은 일, 죽기 전에 한번 해봐야지"
“장학금 기부, 그거 그냥 했어, 죽기 전에 좋은 일 한번 해봐야지.”기초생활수급자로 홀로 어렵게 생활하는 주정예(84·사진) 할머니가 생계비를 아껴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해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원면에 거주하는 주 할머니는 3년 동안 저축한 100만 원을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직접 면사무소를 찾았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김영만 군수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했다.
주정예 할머니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한평생 가슴에 늘 돌멩이 하나가 얹혀있는 기분으로 살고 있었는데 살아생전에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할머니는 30년 전 남편을 여의고 4남매를 홀몸으로 어렵게 키웠다.
힘든 행상 일과 농사로 자식을 키워낸 할머니는 생활이 어려워 현재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보조금 47만 원에 의지해 살고 있다.
주 할머니는 “장사를 오래했어. 두부 장사, 묵 장사. 내가 직접 만들어서 대전까지 가서 팔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아들 대학원까지 마쳤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귀가 어두워 큰 소리로 말해야 간신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주 할머니는 특별히 먹고 싶은 음식도, 좋아하는 것도 없다고 했다.
주 할머니는 “이가 없어서 여문 음식은 못 먹어. 그래서 먹고 싶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주 할머니의 유일한 하루 일과는 화투.
주 할머니는 “경로당에서 할머니들이랑 모여서 가끔 10원짜리 화투를 치곤해. 거기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놀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자식들이 다 서울에 있어 명절에 내려오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동네 할머니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주 할머니.
할머니의 장학금 전달 소식이 알려진 후 곳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주 할머니는 “서로 돕고 사는거야. 있으면 있는 만큼 도우면 되는 거지. 그냥 그렇게 하는 거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