麥溪 천기석
농군의 하루
麥溪 천기석
먼동이 트기 전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눈을 부빈다
밭으로 가는 길엔
호수의 수면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산허리를
감싸 안은 안개는
보드라운 이불이 되어
아름답게 수를 놓는다
한 해 동안 가꿔온 텃밭엔
고소한 들깨가
누렇게 익어
낫을 기다린다
슥다닥 슥다닥
들깨의 향이
코끝을 간지르고
향기 속에 어머니의 냄새가 난다
어릴 적
엄마의 앞치마에선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렀다
들깨를 베면서
엄마를 보았고
냄새를 맡았고
정을 느꼈다.
■ 약력
· 낙동강문학 시부문 시인상
· 공저 옥천의 마을시2집
· 옥천문인협회 사무차장
· 옥천군청 친환경농축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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