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몸과 맘 치유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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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몸과 맘 치유의 공간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4.16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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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인 이홍주 씨의 막지리 연가
귀향인 이홍주 씨가 막지리 골목에서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고 있다.
귀향인 이홍주 씨가 막지리 골목에서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고 있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의 생활에 지치고 피곤할 때 우리는 유년시절 뛰어놀았던 산과 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산천에 기대어 살았던 고향은 출향인들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고향의 바람소리가 듣고 싶고 그 시절 함께했던 친구들이 보고 싶어진다. 하물며 몸과 맘이 병들었을 때 고향은 치유의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오랜 생활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을 찾는 이유는 유년시절 그곳에서 얻은 풍요로운 정서 때문일 것이다.


이홍주(67) 씨는 막지리가 고향이다. 22세 군대에 가면서 처음 고향을 떠났다. 그는 제대 후 대전에 있다가 경기도 안산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40년 동안 안산에서 생활해 온 이 씨는 고향산천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왔다. 도시에서의 팍팍한 생활로 인한 건강 악화는 그리움을 배가시켰다. 2018년 11월, 40년이 훌쩍 지나고서야 다시 고향 막지리에 발을 밟게 되었다.


그는 “아무리 오래 시간이 지나도 안산에서는 마음이 편해지지 않았다. 경쟁생활과 빠듯하게 돌아가는 일상이 쉼을 얻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며 “막지리로 돌아오고 나서 우선 마음이 편안해지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2년 전 고향에 정착하자 안산과 제천에 살고 있는 여동생과 남동생들도 고향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조상님들의 묘가 가까이 있으니 돌볼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고 사촌형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가까이 지내고 있다.


이 씨는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며 “강물에 들어가 물놀이하고 피라미 잡던 일과 정 많던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이 많이 그립다”고 전했다.


홍주 씨는 귀향하면서 마을 발전에 앞장서서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대부분 나이드신 어르신들이라 마을에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자연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힘들 때도 있지만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보니 오히려 자연스럽게 건강도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오랫동안 도시에서 생활하며 지치고 병든 심신을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게 되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시간 고향 막지리에서 편안한 생활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대청호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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