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최소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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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최소단위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4.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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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소정리 벚꽃길,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군북면 소정리 벚꽃길,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꽃을 털어내고
나무는 그늘을 늘려갈 것이다
벚꽃 있던 자리에 버찌들이 익어가고
잎맥으로 들어간 바람이 움쩍하지 않는 한낮이 올 때까지
 
무료급식소에서 남겨온 빵부스러기를 가만히 놓아주는 손은
길고양이의 집이다
몸에 닿은 서로의 체온으로 그림자를 낳는다
 
너의 밖은 날카로운 외로움이어서
나란히 걸어온 맨발과 맨발이 그늘로 눕는다
나무의 그늘 속에 길고양이와 그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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