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덤으로 받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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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덤으로 받은 삶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12.0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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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북면 김하석 목사
김하석 목사는 “앞으로 지속해서 봉사에 매진할 것이다”고 했다.
김하석 목사는 “앞으로 지속해서 봉사에 매진할 것이다”고 했다.

강경이 고향인 김하석(58) 목사가 옥천에 정착한지도 벌써 20년을 훌쩍 넘겼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급격한 발전으로 도시 곳곳 신축건물들이 들어서고 개발 열풍이 불어 ‘역대급 호황’을 누리던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1995년 군북의 ‘이백리교회’에 새로 부임을 온 것.


이후 ‘예수님을 본받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군북면 28가구에 반찬을 나누는 봉사를 시작했다. 반찬 봉사를 비롯한 다양한 봉사를 하다 보니 자꾸 ‘청소년’들이 눈에 밟혔다. 특히 눈에 들어온 청소년들은 법을 어겨 처벌을 받게 된 ‘촉법소년’들. 충분한 관심이 있다면 사회의 자랑으로 잘 자랄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기에 직접 그 관심을 나누기로 했다.
1998년 상담 대학원에서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고 잠시 노인상담으로 전환해 활동하다가 2008년부터는 청주법원에서 청소년 위탁보호자로 봉사하며 매월 2번의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장애와 지적장애인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사랑의 손길을 나누는 김 목사. 그는 봉사를 위해 전래놀이를 따로 공부했고 정신장애센터에서 감각을 활용하는 놀이치료와 연계한 수업을 해왔다. 
정신장애 환자들이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는 기관에서 놀이봉사를 하던 어느 날, 수업시간에 제기를 차던 45세의 환자가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바로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기를 한 번도 차본 적이 없다. 선생님 덕분에 차본다”고 한 것. 
그가 가진 장애 때문에 동네에서도 또 학교에서도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 제기차기도 못 해봤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내가 하는 봉사가 누군가에게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 뿌듯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성경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구절이 있다”며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웃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만큼 이웃도 사랑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듯 쉬지 않고 봉사활동을 다닌 덕에 김 목사는 이미 3년 전에 자원봉사센터에서 2,500시간 이상 봉사를 했다는 인증서를 받았다. 자신의 봉사활동을 덤덤히 얘기하며 “나만 웃을 수는 없지 않나, 같이 웃어야지”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인 김 목사.
이렇듯 언제나 평안하고 행복할 것만 같은 김 목사에겐 아픔도 있다. 8년 전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겨 2주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일반 사람이라면 ̒이 참에 조금 쉬어야지̓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김 목사는 오히려 “남은 내 삶은 덤으로 받은 삶”이라며 더욱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에게 소원이 있다면 바로 다시 상담을 공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해 잘 알아야 봉사도 가능하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그의 또 다른 소원은 코로나 종식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봉사활동에 차질이 생겼고 그동안 오매불망 자신을 기다릴 학생들과 환자들의 눈동자가 아른거리기 때문.
“자원봉사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 김 목사는 “봉사를 위한 것이라면 앞으로도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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