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뜰 안의 야생화(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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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뜰 안의 야생화(59)
  • 권순욱수필가
  • 승인 2020.12.0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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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국화(小菊)

아르고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백 개의 눈을 가진 괴물이름이다. 제우스가 헤라의 눈을 피해 이오와 관계를 맺은 다음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키자, 아르고스는 헤라의 명령에 따라 암소가 된 이오를 감시한다. 이에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아르고스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고, 헤르메스는 피리를 불어 아르고스를 잠들게 한 후 목을 베어 죽인다. 이 국화가 죽음을 당한 아르고스와 관련이 있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다만 선물용 아르고스국화 꽃다발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꽃봉오리 가운데는 분홍노랑, 둘레엔 밝은 회색꽃잎, 울긋불긋 정원 속에 희귀한 이 꽃이 들어있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동부콩

인도와 중동이 원산지인 한해살이 야생화이다. 꽃은 한여름 총상꽃차례로 자주색, 담황색 등 색깔의 나비모양으로 개화하며, 깜찍하고 매우 아름답다. 콩에는 전설이 있다. 신라시대 혜통은 당나라 고승 무외삼장으로부터 불도를 전수받고 있었다. 당나라 황실에서는 공주가 병에 걸려, 당 고종은 무외삼장에게 치료해 달라고 청했다. 무외는 혜통을 대신 보냈다. 혜통은 환자를 대면치 않고 병실 근처에 방 하나를 내달라고 하여, 방바닥에 흰 콩 한 말을 그릇에 담아놓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나 흰 콩이 갑옷 입은 신병으로 변해 병마와 싸웠으나, 병마에 밀리는 기세였다. 혜통이 이번엔 검은 콩을 꺼내 놓고 주문을 외니, 검은 갑옷을 입은 신병들이 흰 신병들과 같이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병마는 시뻘건 용으로 변해 도망가 버렸고 공주의 병이 깨끗이 나았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좋은 꽃말을 가진 동부콩은 농작물 콩의 기원종이라고 한다.

 

쿠페아

쿠페아는 중앙 아메리카 원산으로 꽃을 보기 위해 집안에서 키우는데, 4가지가 있다. 쿠페아 히소피폴리아는 털이 달린 작은 관목으로 많은 가지를 가진다. 자루가 없는 작은 잎은 폭이 좁고 길며 뭉쳐난다. 꽃은 통 모양이고 보랏빛을 띠는 흰색이다. 쿠페아 라베아는 키가 60까지 자라고 뻣뻣한 털로 덮여 있으며, 자루가 거의 없는 넓은 타원형의 거친 잎이 달린다. 통 모양의 꽃은 붉은색이다. 쿠페아 미크로페탈라는 키가 30~120이고, 긴 타원형의 잎이 달리며 통 모양의 꽃은 노란색이지만 밑부분이 주홍색이다. 쿠페아 플라티켄트라는 ‘cigar flower’라고 하는데, 키가 20~37로 자라고 창 모양의 잎이 달린다. 통 모양의 붉은색 꽃은 끝에 검은색의 둥근 테가 있으며 꽃부리 끝은 회색빛을 띤 흰색이다. 쿠페아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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