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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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61)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0.12.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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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로즈마리는 라틴어 ‘ros(이슬)’‘marinus(바다)’가 합해서 탄생한 말이다. 한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거나 안개가 낄 때 바닷가의 로즈마리가 잎에 이슬을 머금고 있는 모양에서 이름을 따왔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이집트로 박해를 피해 도피하는 중 너무나 피곤하여 길가에 쉬면서 로즈마리 덤불에 옷을 걸쳐 놓았는데,그 후로 로즈마리 꽃빛깔이 백색에서 청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예수그리스도와 관계가 있는 로즈마리의 꽃말은 절조, 정절이다.

골담초

신라시대 의상국사가 도를 깨치고 천국으로 떠날 때 자신이 거처하던 부석사 조사당 방문 앞 처마 밑에 지팡이를 꽂으면서 이 지팡이에서 가지와 잎이 날 것이다. 나무가 말라 죽으면 나도 죽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는데 의상대사가 떠난 후 과연 지팡이에서 싹이 트고 잎이 났다. 이상하게도 비와 이슬을 맞을 수 없는 처마 밑에서도 잘 자라나 한길 남짓 자란 후에는 더 이상 자라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오랜 세월 한 결 같이 살았다. 죽지 않고 살아난 나무가 골담초이고 꽃은 선비화라 부른다. 꽃말은 겸손, 청초. 골담초는 금작화라고도 하는데 영어 이름 Broom은 빗자루라는 뜻으로 마녀가 하늘을 타고 다닐 때 사용한 금작화로 만들었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는 요정 이 사용하는 빗자루도 바로 이 나무로 만들어졌다. 마리아와 예수의 은거지를 헤롯왕이 알려 준 곳도 골담초 숲이고 예수를 찾아 돌아다니던 사람들도 이 꽃을 들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고 하는 전설의 나무이기도 하다.

행운목꽃

어느 날 한 어부는 몇몇 선원과 함께 고기잡이를 나갔다. 이 날 따라 물고기는 잘 잡히지 않아 어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기잡이에 열중했다. 어느새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 어둠이 찾아왔으며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항구로 귀환을 해야 하는 그는 성급히 배를 몰았지만 배가 암초에 걸려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한 선원만 나무판자에 간신히 몸을 의지한 채 떠돌고 나머지 어부와 선원은 어디로 사라졌다. 칠흑 같은 밤 사방은 암흑이다. 얼마를 떠돌자 어디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그는 무조건 그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향하자 큰 섬이 눈앞에 나타났고 무사히 그 곳에 도착했다. 그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냄새는 바로 이름 모를 하얀 꽃에서 난다는 것을 안 선원은 이렇게 외쳤다. “Happy tree(행운 나무다)” 한 선원의 목숨을 살리고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 행운목의 꽃말은 행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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