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과 헤븐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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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과 헤븐조선
  • 김동희 수필가
  • 승인 2020.12.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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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를 빗대어 하는 말이 있다. ̒헬조선'. 헤븐이라는 천국의 반댓말 지옥. 우리들이 지나쳐 온 어제의 그 무엇이 지금의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 불리게 했을까?


과거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왔는데 지금은 개천이 다 말라버렸단다. 어디 그뿐인가? 부모의 재력을 빗댄 금수저와 은수저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젊은 세대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개의 자격증이 있어도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고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사회에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가끔은 ‘지금의 삼십대를 낳고 기른 우리들이 뭘 잘못했기에 지금의 나라꼴이 이렇게 되었는지’라는 생각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뜻하지 않았던 갑작스런 일들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고.
추운 겨울에 꽃이 지고 새싹들이 움트는 날 봄이 오리라는 건 누구나가 다 알고 예견하는 계절이 주는 진리다.
그렇지만 우리 인생에 있어서는 꼭 그렇게 되리라는 어떤 공식적인 진리는 결코 없다. ‘어떤 일이던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면 안되는 게 없다’라는 말이 계절이 가지는 진리저럼 꼭 그렇게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뉴스 기사를 훑어보다 영국의 시장 선거에서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 무슬림 계통의 사람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선자도 자신이 당선되리라는건 생각지도 않았단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들이 예견할 수 없는 앞으로의 수많은 희비의 교차 속에서 언젠가는 내게 올것이 왔고 그리고 또 떠나갈 것이 떠나갔었다고. 그러니 한 번의 불합격에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한 번의 실패에 너무 움츠러드지 말라고. 아픈 이별도, 뜻밖의 행운도 결코 내가 전혀 바라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왔었고 지나갔었다고”


오늘이 지난 내일에 대한 어떤것도 나는 알지 못한다. 그 알 수 없는 내일을 나는 또 맞이할 것이고 그 내일에서 또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낼것이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의 내일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 올 것은 올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기쁘게 때론 슬프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화가 치밀어 오르게 때론 죽고 싶을 만큼 힘들게 받아 들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 어떤 일이 되건 내게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고 맘껏 즐기고 맘껏 슬퍼하고 맘껏 아파하다 보면 또 다른 일이 올 것이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내일의 나는 과연 어떤 시간들을 가지며 살것인지를 모르기에 오늘은 오늘의 무탈함에 만족하며 내일을 기대한다.


지금의 우리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건 확실한 기정 사실이다.
자칭 ‘나이 먹었다’고 하는 세대들이 실패에 힘겨워하는 젊은이에게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래”라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아닌 ̒헤븐조선'이 될 수 있도록 현실과 싸우는 젊은이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보태는 그런 어른들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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