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일장춘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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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일장춘몽입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1.07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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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호 전 충북 도의회 의원

충북도립대학교 옥천에 유치

장현저수지 조성 상습한해문제 해결

“일편단심 지역개발을 위해 젊음을 불살랐을 뿐입니다”

제4·5대 옥천군 충북도의회 의원을 지낸 안철호(82) 전 의원.

안 전 의원이 정치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나이 스물 일곱 시절.

당시 그는 충북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국을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지역 국회의원을 지내던 육인수 의원을 만났다.

이후 박준병 의원을 만나 사무국장을 맡고부터는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성업중이던 약국을 접고 정치의 길로 들어서게된 까닭은?

“글쎄요, 아마도 박준병 의원의 인간성에 매료된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즉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생각할게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1주일 넘게 보내오는 러브 콜은 저를 굴복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조건없이 사무국장이라는 직책을 수락했습니다”

도의원 시절에 이룬 성과가 있었다면

“저라고 특별히 커다란 업적을 이룬 것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 생각나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당시 음성군에 유치하기로 가닥이 잡힌 충북도립대를 이곳 옥천으로 오게 한 것과 안내면에서 청성면 일대 대청댐 주변 도로를 확·포장 한 것 그리고 박준병 의원의 도움을 받아 장연저수지를 조성,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상습한해문제를 해결한 것 정도라 할 것입니다”

당시에는 무보수 명예직 시절이었을텐데 어떻게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지요

“다른 의원들도 그랬겠지만 저 역시 순전히 제 사비를 털어 의정활동을 했습니다. 그러한 바탕에는 과거 20여 년 약국운영에서 마련된 자금이 의정활동에 절대적인 힘이 돼 주었습니다.”

사무국장 경험이 도의회 의원 생활에 도움이 됐는지요

“물론입니다. 경험만큼 훌륭한 교사도 없을겁니다. 과거 사무국장 시절 다양한 행정기관들을 대하다 보니 아무래도 처음으로 의정을 행하는 사람들보다는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습니다. 길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사람보다는 알고 있는 사람이 훨씬 빠른 해답을 얻을 수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정치생활을 도의원으로만 마치셨는지요

“아닙니다. 유봉열 군수가 군수로 출마할 때 저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시골 출신(?)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절대다수의 유권자가 몰려 있는 옥천읍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박준병 의원 사무국장을 맡던 시절 지역 주민들의 이런저런 민원을 다 해결해 주지 못한 것도 패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현역 국회의원도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데 일개 사무국장이 무슨 힘으로 모든 민원을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사무국장이라는 자리가 결코 만능열쇠를 쥔 자리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도의원에서 물러난 이후 생활은?

“정치인로서의 50년 생활을 마감하고 시작한 첫 사업은 산 100만평을 개발하여 소와 돼지 그리고 사슴을 기르는 대규모 목장을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계획은 실제로 소 600마리를 사들이는 등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대내외적 사정으로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현재 사무실이 있는 이 땅은 그때 떼어둔 곳으로 제 전공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치매 관련 제품과 항암, 기능성 약품 개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게 일장춘몽이라고 하셨는데

“사람이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힘이 있다 해도 반드시 한계라는게 있습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누구 못지 않게 힘과 부도 누려 봤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정작 내 자신을 위한 삶보다는 그저 타인들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모든게 ‘한 바탕의 봄꿈’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의 덧없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안 전 의원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맡아오던 대청장학회 이사장직을 아들 안홍근 씨에게 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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