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전통 옥천원조 생선국수 ‘선광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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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전통 옥천원조 생선국수 ‘선광집'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07.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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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째 전통이어 ··· “뼈까지 함께 끓여 진한 국물”
선광집 1대 서금화 할머니와 2대인 딸 이미경씨.

걸쭉한 국물이 특징인 생선국수는 각종 민물생선을 오랜 시간 끓여낸 국물에 국수를 넣어 만든 음식이다. 옥천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추운 겨울에 먹어도 제격이지만 한 여름 보양식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생선국수는 끓이는 사람의 정성이 맛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전통이 있는 원조집을 찾게 된다. 옥천군 청산면 지전리 ‘선광집’은 오랜 역사가 살아있는 정통 방식으로 생선국수를 끓여내는 맛집이다.

청산면사무소에 위치한 옥천 생선국수의 원조 ‘선광집’은 1962년7월17일 영업을 시작한 이래 54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광집의 주인 서금화(88) 할머니는 생선국수로 8남매를 든든하게 키워냈다. 지금은 일곱째 아들 이인수(53)씨와 막내딸 이미경(51)씨가 대를 이어 선광집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막내딸 이 씨는 청산에서 초·중·고를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식당일을 돕다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머니에게 생선국수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 현재는 오빠 이인수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선광집은 충청북도 옥천군의 향토음식인 생선국수를 가장 먼저 손님상에 올린 곳이다. 식당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생선국수는 선광집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신메뉴였다. 하지만 지금은 옥천군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됐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는 국수가 될 만큼 유명해졌다.

선광집 전경.

서 할머니는 “처음 개업했을 당시 청산면 주민들만 식당을 찾았지만, 1979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개되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선광집은 금강과 대청호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만을 사용한다. 어업허가권을 가진 어업인들이 민물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매일 새벽 붕어, 잉어, 메기, 눈치, 칠어 등 수십 종의 신선한 민물고기를 뚜껑을 열어두고 2~3시간 센 불에 끓인 뒤 중불에서 4~5시간을 더 끓이면 가시가 흐물흐물해지면서 국물에 녹아들어 뽀얀 육수가 만들어진다.

서 할머니는 “센 불에 뚜껑을 열어두고 3시간 정도 끓여야 생선가시에서도 구수한 맛이 우러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며 “오랫동안 끓이지 않고 채에 생선살을 걸러내는 집도 있는데 그러면 구수한 맛이 덜하다”고 말했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만들어진 육수를 작은 냄비로 옮겨 끓이면서 양념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대파, 애호박, 깻잎, 풋고추 등을 첨가한다. 마지막으로 국수를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마침내 생선국수가 완성돼 손님상으로 내어진다. 이렇듯 생선국수 한 그릇에는 사골을 우려낼때처럼 많은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다.

가업을 잇고 있는 막내딸 이미경씨는 “어머니의 맛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정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된 일이었다”며 “그래도 오랜 단골들이 어머니가 만든 생선국수의 맛이 난다고 할 때는 큰 힘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육수가 떨어지면 식당 문을 닫는 선광집은 피라미나 빙어에 양념장을 발라 강정처럼 바삭하게 튀긴 도리뱅뱅이와 생선튀김도 별미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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