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서 꿈을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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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서 꿈을 이뤘습니다”
  • 오현구기자
  • 승인 2021.05.2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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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남림원예종묘’
나란히 서서 나무를 다듬는 남 대표 부부
나란히 서서 나무를 다듬는 남 대표 부부

 

남현우(59)·여미라(56) 부부는 옥천군 동이면 세산리에서 묘목 재배 농장인 ‘남림원예종묘’를 운영한다. 2017년 옥천으로 귀농하기 전까지 남 대표 부부는 서울시 성동구에서 가내수공업인 ‘니트’ 사업을 21년 동안 했었다.

사업 스트레스 견딜 수 없어

사업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 대표 부부의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새벽에 시작해서 밤늦게 끝나는 날이 다반사였다. 그렇게 일을 해도 납품일까지 납품을 마치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만성 두통까지 생겼다.

그는 니트 사업을 하기 싫었다. 시골에 내려가 농원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귀농에 동의했다. 남 대표는 그날로 니트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그의 큰아들은 원예과를 나왔다. 서울 큰 농원에서 관리사로 일하며 실무경험도 쌓았다. 시골에서 농원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

여 대표도 “언니가 옥천에 산다”며 “옥천이 묘목단지잖아요. 알아보니 나무 쪽이 돈을 번다고 하더라고요”라면서 옥천을 귀농 정착지로 정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이렇게 해서 남 대표 부부는 “제2의 인생을 살자”며 “옥천에 가 땅을 사고 하우스를 지어 묘목을 키우자”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

옥천으로 귀농한 후 묘목 키우는 기술은 아들이 전문가니까 아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이원면 지탄리에 땅을 사 측백나무를 심었다.

남 대표 부부는 농업기술센터에서 100시간의 귀농·귀촌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했다. 그렇게 받은 영농자금을 농지 구입에 보탰다. 모르는 영농기술은 귀농·귀촌연합회 사무실에 전화 문의를 했다. 남 대표는 “우리 부부가 옥천에 와서 정착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남 대표 부부가 옥천에 처음 내려왔을 때는 모든 일이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무척 힘들었다. 여기에 밭도 묘목을 기르기에 알맞도록 개간을 해야 했다. 남 대표는 “처음에 개간할 때 밭이 완전 쓰레기장 같았다”며 “그것을 모두 치우고 가꾸는데 3개월 정도 걸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 당시 입에서 거품이 올라올 정도로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농원에서 해야 할 일은 한 둘이 아니다. 묘목을 심고 키우는 일 뿐만 아니라 판로도 유지해야 한다. 상품성이 돋보이도록 화분에 옮겨심기 및 택배 포장도 하고 판매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 모두의 꿈 이루다

여 대표는 “우리 둘이 농원 일을 어떻게 다 해요, 아들 둘이 다 해요”라며 “우리 부부는 아들을 돕는 거죠”라고 했다. 이어 그녀는 “애들이 어떤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하면 가져다주고 바닥에 어떤 것을 깔아야 한다고 하면 그걸 가져다 비닐하우스 바닥에 깔아준다”며 “봄에는 같이 판매를 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우리가 풀을 뽑고 애들은 판매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남 대표가 “농원에서 재배한 측백나무, 수국, 장미 외 30개 품종의 묘목 판로는 인터넷 판매와 유튜브 등을 이용한다”고 말을 이었다.

여 대표는 유튜브 이용에 대해 “아들이 스마트폰으로 묘목을 키우고 가꾸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로 방송을 한다”며 “그 방송을 본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직접 오거나 택배로 주문을 한다”고 설명했다.

귀농한 후 남 대표는 “5년만 더 빨리 내려왔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문화적 생활은 도시보다 못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사니까 삶이 아주 만족스럽게 바꼈다”고 했다.

남 대표는 귀농을 계획하는 후배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꿈은 가지고 있는데 불안하니까 용기를 섣불리 내지 못한다. 한 번쯤 과감하게 용기를 낼 필요도 있고 실천이 제일 중요하다. 시골에도 귀농·귀촌 사무실이 있으니 문의도 많이 하고 정보를 얻은 후 내려와야지 무조건 내려온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는 “군에서 지원금 확대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관리기는 보조를 받았는데 자동분무기 등은 보조가 안 돼 현금으로 샀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귀농인들에게 실질적으로 여러가지 보조 활성화를 시켜줬으면 좋겠다”며 “하우스 같은 것도 귀농·귀촌 보조사업이 있는데 보조를 받으려면 반드시 정부에서 정해놓은 규격에 맞춰야 한다. 묘목을 키우는 하우스의 경우는 높이가 5m가 돼야 하는데 높이 때문에 보조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남 대표는 “실질적으로 보조를 하려면 정부에서 정해 놓은 규격에 정확히 맞지 않아도 보조를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남 대표 부부는 입을 모아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우리 귀농인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저희 남림원예종묘를 많이 사랑해주세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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