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물건도 주인만 잘 만나면 빛을 발할 수 있고 아무리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필요로 하는 물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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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탐방]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물건도 주인만 잘 만나면 빛을 발할 수 있고 아무리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필요로 하는 물건일 수 있습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5.2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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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모든 것 ‘이박사경매장’
이박사경매장 전경. 넓은 주차장과 탁트인 공간이 단번에 휴식처임을 느낄 수 있다.
이박사경매장 전경. 넓은 주차장과 탁트인 공간이 단번에 휴식처임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물건들이 한 둘은 있다. 그것도 돈을 주고 구입한 것이라면 더욱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세월이 흐르면서 그에 대한 가치가 상승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애착을 지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골동품(骨董品)’이라 부른다.

하지만, 아무리 소중하고 값어치가 있다 하더라도 해당 물건이 제대로 된 대접을 못받는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로 그러한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는 곳이 ‘경매장(auction house)’이다. 불필요한 사람에게는 적절한 가격으로 보상을 해주고 필요한 사람에게 역시 적절한 가격으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곳.

옥천군 옥천읍 서정리 36-1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박사경매장’(대표 이은수, 50).

‘이박사경매장’  이은수 대표
‘이박사경매장’ 이은수 대표

사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경매에 관심을 가진건 아니었다. 물론 총각때부터 고물품(古物品)에 관심이 많았던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경매가 본업이 될 줄은 몰랐다.

이 대표는 지금의 경매장을 오픈하기 전까지만 해도 경매와는 거리가 먼 유통업에 종사했었다. 틈틈이 인근 경매장에 들러 경매모습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하나 둘 사 모으다 보니 어느새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물건들이 방을 차지하고 말았다.

그러던 10년 전 이맘때, 그날도 우연히 옥천에 볼 일이 있어 업체 관계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 대표는 옥천이라는 동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이 넘쳐났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하기보다는 조금 손해보려는 모습에 이 대표는 그날로 남은 삶을 이곳 옥천에서 살기로 작정하고 말았다.

1만원에서 1천만원을 넘는 고물품들 모습
1만원에서 1천만원을 넘는 고물품들 모습

골동품 매니아들의 ‘쉼터’ 역할로 시작

“지금처럼 넓은 공간을 경매장으로 꾸밀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골동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가며 담소를 나누는 ‘쉼터’ 정도로만 만들 계획이었습니다”라는 이 대표는 “막상 가게 문을 열고 보니 주위에서 기왕 골동품을 전시할 생각이라면 아예 경매장도 같이 운영하는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라고 했다.

‘이박사경매장’이 정식으로 문을 연건 지난 달 8일, 그러니까 이제 두 달 남짓 밖에 안된 신생아 중의 신생아 수준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소지하고 있는 경매물품을 들여다 보면 신생아치곤 너무도 많은 내용물을 가지고 있음에 놀라고 만다. 도자기를 비롯한 고가구, 액자 등 적게는 1만원짜리부터 1천만원 짜리 고가품까지 수 천 여 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충 눈으로만 봐도 진품인지 아닌지, 가격은 대충 얼마인지까지도 알 정도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 대표를 ‘(골동품) 이박사’라 부른다.

낙찰가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

‘이박사경매장’이 갖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경매에서 낙찰된 고물품 가격은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대표 자신이 경매에서 낙찰을 받은 물건만큼은 낙찰가 그대로 수요자에게 판매를 한다. 골동품 판매로 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저 경매에서 낙찰된 물건이 주인을 찾아가 제대로 대접만 받는다면 그 이상 바랄게 없다.

‘진품명품’에도 출연

이 대표의 고물품 사랑은 남다르다. 평소 애지중지 모은 고물품들이 제대로 거래가 됐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2019년 모 공중파방송 ‘진품명품’에 직접 출연했다. 그리고 느꼈다. ‘고물품 종사자들이 결코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구나’하는 결론을 얻었다.

‘이박사경매장’이 갖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낮 12시 두 번 열리는 경매에 나오는 경매사들의 경력이 최소 30년 이상 캐리어를 지닌 전문인들이라는 점. 그래서인지 어느 누구도 가격이나 경매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박사경매장’을 운영하는 이 대표에게는 지역사랑도 묻어 난다. 비록 작은 경매장이지만 옥천 군민은 물론 인근 대전이나 경북, 서울 등 주로 외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어 작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손을 보태고 있다. 그래서 옥천 주민보다는 가능한 외지인들을 더 많이 초청하고 있다. 그들이 옥천에 와서 밥 한 그릇을 사먹어도 사먹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매장

금산에서 경매장을 운영한다는 이진영 씨는 “이박사경매장‘이야말로 옥천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매장임을 확신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경매에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도 속지 않고 제 가격에 고물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물건도 주인만 잘 만나면 빛을 발할 수 있고 아무리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분명 필요로 하는 물건일 수 있습니다”

경매장 내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고물품들. 수 천 여 점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매장 내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고물품들. 수 천 여 점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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