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항일 투쟁의 산실, 이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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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항일 투쟁의 산실, 이원역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6.24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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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역 전경
이원역 전경

경부선 옥천역과 지탄역 사이, 조용한 시골 마을인 이원면에 ‘이원역’이 있다. 이원역은 1905년 1월 1일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으로 역사가 소실되어 1958년 신축, 사용하다가 현재의 역사는 2007년에 원형을 살려 리모델링한 것이다. 1994년 화물 취급을 중지했다. 무궁화호가 운행되며 여객,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1909년에 문태성 열사 등 의병 20여 명이 이 역에 불을 질렀던 역사가 있다. 일제가 부설하면서 철도 좌우로 50m씩 땅을 몽땅 빼앗아 갔기 때문. 지름 100m씩 땅을 빼앗아 갔으니 당시 대한제국 국민이 얼마나 열 받았을지 이해가 가는가? 그래서 일제 국권 침탈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을 질렀다고 한다. 이는 당시 본토에 보도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30일 아침 다음과 같은 전보가 통감부 도쿄 출장소에 도착했다. ‘29일 오후 10시경 이원역에 폭도 수백 명이 습격하여 정차장 및 관사를 향하여 발포했다. 일본인 수 명이 사상한 것으로 보인다. 군대가 곧 출동해 폭도들을 퇴각시켰다.’” (1909년 10월 31일 자 도쿄 니치니치 신문)

해방 이후, 철도시설에서 순직한 분들의 위패를 모셔 놓은 철도순직자위령원이 근처에 있다. 그래서 매년 현충일에는 이 역까지 전세 열차를 운행한다. 또한, 역 앞에는 1919년 3월 27일 이원 장터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의 사실을 기념하는 ‘을미3‧1운동기념비’가 있다.

얼마 전 공영방송의 한 프로그램(손현주의 간이역)에서도 방영된 이원역, 아담한 대합실은 소박한 북카페를 겸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솜씨 자랑. 손주의 해맑은 그림과 천진난만한 시, 늦게 글 깨친 할매의 가슴에서 새어 나온 노래가 삐뚤빼뚤 신기하게 닮은 글씨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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