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서화천 생태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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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서화천 생태습지
  • 강형일기자
  • 승인 2021.07.0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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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천 생태습지 전경
서화천 생태습지 전경

옥천읍 옥각리를 지나 이지당을 옆에 끼고 골짜기 깊숙이 들어가면 군북면 지오리가 있다. 호젓한 마을에 닿아 잘 조성된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산비탈 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하천과 정화를 위해 조성된 인공 습지가 사시사철 다른 풍경화가 되어 한눈에 들어온다.

‘생태습지 현황판’을 잠깐 들여다보면 그 역사와 용도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제 곧 피어날 연꽃들과 습지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수생식물들의 한들거림은 덤.

금산군 국사봉에서 발원, 금강 본류로 접어드는 서화천.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기계화된 오수처리시설 외의 자연 친화 목적으로 조성된 지 10여 년, 마을의 실상은 어디나 그렇듯 바뀌고 쓸쓸해졌으나 생태습지는 제 할 일을 다 해가며 평화로운 정경을 선사한다.

사노라면 이따금 가슴 답답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날에 들길로 나서 생태습지를 걸어보자. 둥구나무 지나 개울 건너 할부지 할무니 반겨주시던 옛날의 황톳길을 가만히 걷자. 생각이란 묘한 놈, 저만치 떨치고 가슴으로 파고드는 바람과 햇살을 안으면 탁 트인 자연이 들창문 한껏 열어 반길 것이다. 서낭당 고개에 촛불은 꺼졌겠지만 옛사람의 마음 담긴 선돌 한 두 개쯤은 의젓이 서서 ‘어서 오시게’ 하며 맞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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