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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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91)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08.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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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중세 이탈리아 수도 피렌체에 아이리스라는 미인이 있었는데 명문 귀족 출신으로 마음씨 착했고 고귀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교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여인이었다. 아이리스는 어린 시절 양친의 권유를 이기지 못해 로마의 한 왕자와 결혼을 했으나 결혼생활 10년째에 접어들어 왕자가 그만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녀는 홀로 되었지만 미모나 교양은 한층 더 무르익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결혼을 청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 누구의 청혼에도 응하지 않았고 푸른 하늘만 마음속으로 동경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리스는 산책 도중에 젊은 화가 한 사람을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 말벗이 되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날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는 가까워졌고 마침내 젊은 화가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청혼하였지만 아이리스는 좀처럼 응하지 않았다. 그래도 화가는 계속해서 구혼했다. 결국 아이리스는 화가의 열정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다. “정 그렇게 결혼을 원하신다면 조건을 붙여서 받아들이지요.” 아이리스가 제시한 조건이란 살아 있는 것과 똑같은 꽃을 그리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비가 날아와서 앉을 정도의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화가는 온 정열을 기울여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 마침내 그림을 완성했다. 아이리스는 그림을 본 순간 자기가 오랫동안 갈망해 오던 꽃 그림이라서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그러나 짐짓 못 마땅한 투로 말했다. “이 그림에는 향기가 없네요.” 그때였다. 어디선가 노랑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그림 꽃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러고는 날개를 차분히 접고 꽃에 키스를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성공했구나’ 화가는 이렇게 생각하며 옆에 있는 아이리스의 눈치를 가만히 살폈다. 아이리스는 감격에 찬 눈을 반짝이면서 화가의 품에 안기며 키스를 했다. 야생화 아이리스 향기는 화가와 마음씨 착한 미인 아이리스가 처음 나누었던 키스의 향기를 그대로 간직하여 아이리스 꽃이 필 때면 은은하고 그윽한 그 향기를 풍긴다고 한다. 프랑스의 국화(國花)이기도 한 이 꽃은 ‘신비한 사랑’이 꽃말이다.

남도자리

산데이지 혹은 ‘아레나’라 불리는 야생화 남도자리는 유럽 남서부가 원산지이며 흰색 꽃이 아주 매력이 있다. 줄기가 낮게 퍼지는 성향이 있어 잔디 대용으로 심기도 하고 계단이나 진입로 등에 식재하는데 요즘 들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자그마한 하얀 꽃이 아기자기하게 예쁘기 때문이다. 꽃말은 ‘희망’이다.

알프스민들레

유럽과 아시아가 원산이고 민들레를 닮았다는 뜻의 이름이다. 바닥을 덮는 지피식물로 높이 15~50㎝, 꽃은 4~6월에 올라온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리는 두상꽃차례에 노란색으로 핀다. 꽃말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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