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숨기며 ‘쉬쉬영업’
상태바
코로나 확진자 숨기며 ‘쉬쉬영업’
  • 김병학기자
  • 승인 2021.08.26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학조사관의 최종 판단 따라 영업했다”
“재발 방지 차원 새로운 수탁자로 바꿔야”
코로나 19  ‘67번’ 확진자 발생 사실을 숨긴 채 영업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옥천로컬푸드직매장.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폐쇄 여론도 높다.
코로나 19 ‘67번’ 확진자 발생 사실을 숨긴 채 영업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옥천로컬푸드직매장.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폐쇄 여론도 높다.

옥천로컬푸드직매장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각종 농산물을 구입하는 농산물전문판매장에서 코로나 19 ‘67번’ 확진자가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확진자에 대한 폐쇄적인 행동으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물론 옥천군민들 역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옥천군 옥천읍 가화길 88번지에 위치한 ‘옥천로컬푸드직매장(이하 직매장)’. 이 직매장에서 ‘67번’ 확진자가 발생한 시각은 지난 20일 오전 9시. 직매장에서 근무하던 20대 남성은 평소 느끼지 못했던 목구멍이 약간 아픈 인후통을 감지했다. 평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누구보다도 철저히 방역에 임해 왔다고 생각한 이 남성은 그러한 원인을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의 여자 친구가 음식의 맛을 못 느끼는 미각소실 증상을 호소하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옥천군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진을 받은 결과 확진 기준인 Rd 20.38 Eg 21.22의 CT값이 나왔다.

‘CT 값’이란 Cycle Threshold value(사이클 역치 값)의 이니셜로 수치가 낮을수록 바이러스를 빨리 복제해 배출량이 많아지고 감염률 또한 높아진다. CT값은 통상 35~40 정도가 양성과 음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이 수치 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같은 양성이라도 CT값이 낮을수록 전파력이 높아진다.

이후 옥천군보건소는 이러한 사실을 즉시 결핵원충북지부에 검체를 의뢰하고 직매장에 대해 일제 방역을 실시했다.

문제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을 왜 군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냐는 것. 확진 판정 즉시 군민들을 대상으로 최소한 문자메시지라도 발송했으면 더 이상 해당 직매장을 찾지 않았을 것이며 당일 접촉 의심자로 확인된 201명이라는 숫자도 훨씬 줄어 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리는 관계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옥천향수신문’이 이에 대해 직매장 책임자를 상대로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사무실로 연결이 안되고 매장으로 연결되었다. 당시 전화를 받은 매장 관계자는 “사무실에 전화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내가 말씀 드릴 수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직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옥천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확진자 통보와 동시에 매장을 상대로 방역을 실시했다. 이후 역학조사관으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받고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고 했다. 

옥천군보건소 역시 “보건소 임의대로 직매장 문을 열고 닫으라 할 권한은 없다. 역학조사관의 결정에 따라 그렇게(영업을 계속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러한 직매장의 이해 못할 행동과는 달리 지난 달 21일 옥천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경우 옥천농협의 발빠른 대처로 최단시간에 확산을 막아 더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매장 직원 1명이 확진자라는 판정을 받자 옥천농협은 즉각 조합원을 상대로 확진자 발생 사실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지하고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모든 건물을 폐쇄하고 강도 높은 방역을 실시했다.

옥천농협 관계자는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요즘같이 민감한 시기에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은 직매장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영업이익에만 혈안이 될게 아니라 군민들의 건강을 먼저 걱정하고 챙기는 그런 직매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리판단을 못하는 직매장은 분명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고 역설했다. 

직매장 조합원 서민영 씨(가명)도 “조합원에게 마저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직매장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군민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현 직매장 수탁운영 주체를 하루 빨리 다른 수탁운영 주체로 대체하는게 그나마 군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옥천읍 주민 박필영(가명) 씨 또한 “그래도 군에서 지원해 운영되는 직매장이라 믿고 이용해 왔는데 이번 행태를 보고 배신감마저 느꼈다. 군에서는 향후 이와 유사한 문제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라도 관계자들을 상대로 엄중한 문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옥천로컬푸드직매장’은 2019년 옥천군이 옥천살림협동조합에 위탁 운영하는 위탁판매장으로 자체 소식지 제작을 비롯한 건물유지비, 주차장 부지 임차료, 장비보수유지비, 정수기 임차료, 환경미화재료구입비, 소비자모니터링단 급식비, 소비자모니터링단 운영(버스임차비), 운영물품구입비 등 1억여 원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