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거철(螳螂拒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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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거철(螳螂拒轍)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1.10.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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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나라 장공(莊公)이 사냥을 나가는데 길 한복판에 웬 벌레 한 마리가 유난히 큰 앞발을 쳐들고 자신이 타고 있던 수레바퀴를 향해 덤벼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장공이 마부에게 물었다. “저게 무슨 벌레냐” “예, 사마귀라는 벌레입니다. 이 벌레는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좀체 물러날 줄을 모릅니다. 더욱이 자신의 힘은 헤아리지도 않고 적을 가볍게 보는 특성까지 있습니다” 

사마귀라는 하찮은 동물을 예로 든 이 우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자신의 역량은 헤아리지 못한 채 무조건 들이대고 보는 일부 지혜롭지 못한 사람들의 삶에 작으나마 교훈을 주고자 함일게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사마귀와 같은 존재들이 부지기 수다. 마치 자신이 대단한 힘을 지닌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느니 그도 아니면 내가 누구를 잘 아는데 그런 문제 정도는 얼마든지 해결하고도 남는다 라는 등의 감언이설로 혹세무민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이라는게 말처럼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사마귀와 같은 존재들처럼 풀지 못할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강한 권력과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도 모든 일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게 사람살이다.

오래 전 방영된 프로그램 하나가 생각난다. 한 마을에 저수지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저수지에는 수많은 낚시꾼들이 몰려 와 고성방가는 물론 각종 쓰레기를 버리는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래서 저수지 주인은 고민 끝에 저수지 관리인을 한 명 채용해 관리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관리인의 팔에 완장까지 채워 주었다.

태어나 처음 고위직(?)에 올라 완장까지 찬 관리인은 마치 온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질 줄 알고 본격적인 관리에 나섰다. 자신의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 낚시를 오면 가차없이 쫓아 버리는가 하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오면 슬그머니 눈감아 주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관리인이 눈을 감아준 사람들은 대부분 담배나 소액의 용돈을 관리인에게 쥐어 주었고 관리인은 자신의 그러한 행위가 정당하다는 듯 쉼없는 일탈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반드시 밟히는 법. 낚시꾼으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는 장면을 저수지 주인이 목격하고 말았다. 그렇잖아도 동네 사람들로부터 이러저러한 말들이 들려오던 차에 관리인의 못된 행동을 목격하고 말았으니 관리인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 결과는 ‘해고’였다.

바로 그거다. 사마귀와 같은 미약한 존재가 자신의 역량도 모르는 채 나대고 까불다가는 누구인지는 모르나 반드시 제재를 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너무도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법이다. 자칫 ‘해고’를 넘어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군데’ 하는 사람들치고 제대로 된 사람들은 없다. 그들은 오로지 남의 힘을 빌려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입만 열면 허풍이고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의 허풍에 거짓말에 넘어가고 또 넘어가고 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분수를 알아야 하는 법이다. 함부로 날뛰다가는 언제 어느 누구로부터 역풍을 맞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시기도 오래가지 못한다. 언제쯤 사마귀와 같은 존재들이 사라지는 세상이 도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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