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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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0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1.12.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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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리카 채송화

옛날, 어느 마을에 태어나면서부터 곱사등인 ‘채송’이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부모가 이웃 사람들에게 부끄럽게 생각하여 골방에 가두었다. 나이 들어 성인이 되었지만 다리가 발육되지 않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앉은뱅이가 되고 말았다. 

어머니가 밥값은 해야 한다며 닥나무 껍질을 벗겨 쪼개어 실을 꼬아서 돗자리를 만들게 하였다. 이에 손발이 부르트고 상처가 생겨 짓무르고 피가 나 고름이 생기곤 했지만 부지런히 일을 했다. 어머니한테서 배운 솜씨였지만 어머니가 만든 돗자리보다 더 예쁘고 튼튼해 시장에 내다 팔면 언제나 높은 값을 받았고 생활이 윤택해졌다. 그리고 어머니는 병이 들어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이내 새어머니를 맞아 들였는데 매우 표독스러웠다. 어느 날 잠자리에서 새어머니가 “저 병신(채송이)이랑 함께 살 수 없으니 갖다 버리세요” 아버지가 “비록 걸어 다닐 수는 없지만 돗자리 만드는 기술이 있으니 우리에겐 도움이 될 것이요”라며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는 바다 건너 섬마을에 내려놓으니 채송이는 굶어 죽고 말았다. 이를 불쌍히 여긴 천사가 나타나 채송이의 영혼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갔다. 그때 채송이가 죽은 자리에서 풀 한 포기가 돋아나 빨간색과 노란색 꽃을 피웠다. 풀은 키가 매우 작아서 땅바닥에 거의 주저앉은 듯한 모습이었다. 섬사람들은 채송이의 영혼이 꽃이 되어 피어났다고 하여 채송화라 이름 지었다. 포체리카 채송화 꽃말은 ‘순진, 가련함’이다.

글로리오사 

글로리오사는 덩굴성 식물로 잎 끝에 짧은 나선형 돌기(덩굴손)가 있어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 줄기를 지지한다. 꽃은 7~8월에 줄기 끝 잎겨드랑이에서 달려 피는데 처음 피어날 때는 연둣빛 꽃봉오리였다가 차츰 연분홍에서 진분홍, 빨강으로 변한다. 여섯 장의 꽃잎은 개화하면서 점점 뒤로 젖혀지고 꽃잎 길이는 7~8cm 폭은 2~3cm 파상형으로 우아하고 매우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키우는데 인기가 많다. ‘광영’이 꽃말이다.

노랑국화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타게스’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꽃이 꺾어지거나 시드는 것을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했다. 

어느 날, 향기로운 샘물과 자신의 금반지를 녹인 황금 물을 가지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을 만들려 했다. 꽃잎을 따로따로 오려붙여 꽃봉오리를 만들고 땅에 심어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했지만 향기롭지가 않았고 바람이 불면 꽃잎이 날아가는 탓에 사람들은 그를 놀려대며 떠나가 버렸다. 이를 본 꽃의 여신 플로라가 타게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그가 만든 꽃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어 탄생한 꽃이 바로 국화(菊花)이다. 가을을 연상케 하고 맑고 푸른 하늘과 더불어 천고마비의 계절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노랑국화 꽃말은 ‘실망과 짝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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