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의 혈당이 운동 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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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의 혈당이 운동 후 올랐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1.1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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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중년남성인 A씨 는 50대에 들어서면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혈당관리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으며 몇 년째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특히 혈당측정기를 이용해서 집 에서 수시로 자신의 혈당을 체크하고 있다. 왜냐면 의사선생님으로부터 혈당이 관리되지 않 으면 혈관이 손상되어 여러 심뇌혈관계의 합병증이 생기게 되는데 혈당을 관리하는 데는 운동이 필수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체력 수준도 좋아졌고 공복혈당도 평균 적으로 110mg/dl 정도로 완전 하지는 않지만 당뇨병에서 벗어 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오전에 달리기 운동을 30분 넘게 열심히 하고 나서 바로 혈당을 측정해 보고 깜짝 놀랐다. 운동 전에 110mg/dl이던 혈당이 운동하 고 난 직후에 오히려 120mg/dl 로 증가된 것이 아닌가?

이런 일은 왜 생기는 것일까? 사실 보통은 식사하고 혈당이 높아진 상태에서 운동하면 혈당 이 낮아지게 된다. 운동하는 동안 혈당이 운동하는 근육으로 활발하게 유입되어 에너지원으 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A씨와 같이 운 동 직후에 혈당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당뇨 환자에게서 인슐린주사나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지 않았다면 운동 중이나 직후에 혈당이 일시적으로 다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혈당이 증가 하는 이유는 운동하면서 간에서 탄수화물의 저장형태인 글리 코겐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 액 중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으로부터 포도당이 방출 되는 속도가 근육으로 들어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운동을 중지하면 근육으로 유입되는 혈당은 급격히 감소하는데 반해서 간에서는 한동안 포도당이 혈액으로 나오므로 일시적으로는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운동에 따른 혈당의 반응은 운동의 강도와 지속시간, 운동 전의 식사 여부와 혈당 수준 그 리고 개인에 따라서 증가하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혈당이 높은 상태 에서 중간강도나 그 이하의 강도로 한 시간이나 그 이상 계속 해서 운동하면 근육으로 혈당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결국에는 혈 당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에 A씨와 같이 혈당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하면 간에서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작용도 활발해지고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혈액으로 나오므로 일시적으로 혈당을 높 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약간 혈당이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현상보다는 운동 전과 운동 후 혈당이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운동할 때 지나치게 고혈당 상태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혈당이 250mg/dl 이상일 때는 운동을 연기해야 한다. 특히 제 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지나치게 높은 혈당은 운동할 때 쉽게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일으키는 위험성을 수반한다. 왜냐하면 이 경우 인슐린의 결핍과 함께 간에서는 급격하게 지방을 대사시켜서 케톤체를 만들어 내는데 이 케톤체의 생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서 혈액으로 나오게 되면 혈액이 급격히 산성화되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에 의한 혼수상태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뇨 환자는 운동하는 동안 저혈당 쇼크에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인슐린주사를 맞거나 혈당강하제를 먹은 상태에서 운동할 때 예상치 못하게 혈당이 정상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매우 긴 시간 지속적으로 운동하는 경우에는 중간에라도 혈당을 체크하는 것이 좋고 비상시에 대비해서 혈당을 빨리 올릴 수 있는 스낵이나 사탕을 비상약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라면 아침 식전이나 늦은 밤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대체로 아침 식후에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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