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랑 누구보다 각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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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랑 누구보다 각별”
  • 김병학기자
  • 승인 2022.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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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면 건진1리 이종용 이장
건진1리 이종용 이장은 코로나로 인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문까지 닫힐까봐 그게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건진1리 이종용 이장은 코로나로 인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문까지 닫힐까봐 그게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마을동산을 중심으로 동천 상촌 하촌 등 3개 자연부락이 둘러 싸고 있어 마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형상에 ‘계촌’(鷄村)이라 불리었다는 옥천군 이원면 건진1리(이장 이종용, 79).

건진1리는 과거 이조시대 세종조 문과에 급제, 강원도 순찰사를 지낸 함창 김씨 지강공이 이곳에 거처를 정하자 마을 사람들은 이를 ‘제침재’라 명명했다. 실제로 건진1리는 지강공 후세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으며 상촌 입구에 있는 600년된 느티나무가 마을의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다.

올해로 7년 차 건진1리 이장을 맡고 있는 이종용 씨. 이 이장의 고향은 대전이다. 그런데 그의 나이 일곱 살 때 6·25가 터져 살던 집이 폭격으로 인해 불에 타 없어지자 급한대로 이곳 외가로 피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눌러 살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7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마을 발전 위해 헌신에 헌신

“저희 건진1리는 옥천의 대표 특산물인 복숭아와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 나이든 주민들이라 이마저도 힘에 부쳐 차츰 재배면적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라는 이 이장은 “어지간한건 다 되어 있어 살아가는데 특별히 불편한건 없다”고 했다.

이 이장은 젊은 시절에도 한차례 이장을 지낸 적이 있다. 그러니까 그의 나이 서른 초반쯤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열풍이 휘몰아 치던 새마을운동으로 마을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지붕을 개량하고 흙담을 헐고 시멘트 블록으로 교체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당시 대통령 하사금으로 경운기를 구입해 마을 안길을 넓힌 일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기억에 뚜렷하다. 그만큼 젊은 시절을 마을 발전을 위해 헌신을 다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누구보다도 마을 사랑만큼은 두텁고 각별하다. 그래서일까, 7년 전 이장을 맡을 때도 선거가 아닌 주민들 추대로 이장직을 맡았다.

“다른 마을과 달리 건진1리는 귀농·귀촌인으로 인한 불협화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모두가 원주민들의 뜻에 잘 따라주며 수시로 그들과 대화를 통해 사전에 문제가 될만한 것들은 해결해 버리기 때문이다”고 했다.

외지인도 분명한 주민
가능한 마을 일에 참여시켜

“모르긴해도 건진1리가 이원면에서 가장 재정이 탄탄할 것이다.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마을이라는 점에 기인, 외지에서 들어오는 귀촌인들에게 10만 원씩 발전기금을 받는다.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안될지 모르지만 외지인들에게 부담을 주려하기 보다는 그들도 분명한 마을 주민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동시에 마을 일에도 참여할 수 있다라는 적극적인 참여정신을 고양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귀촌인들도 지금은 마을 내 크고 작은 일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다양한 의견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마음의 문 닫히면 안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길이 50미터 마을 옹벽 공사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더 이상 마을 현안사업은 없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경로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고 모든 마을 주민들이 과거처럼 한데 모여 식사도 하고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 자꾸만 정이 메말라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마음의 문이 닫히면 안되는데 말이다. 특히 매년 정기적으로 치러왔던 주민 척사대회(윷놀이)를 2년째 못열고 있어 아쉽다”

이 이장은 현재 건진1리 과수작목반장과 건진1리 영농회장도 맡고 있다. 건진1리는 50가구에 70여 명이 살아가고 있다.  

건진1리 마을자랑비
건진1리 마을자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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