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농부로 글 쓰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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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농부로 글 쓰는 게 꿈’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3.03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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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엔들 농장’ 유재순 대표
청소년복지와 사회복지사들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을 집필하고 싶다는 ‘꿈엔들 농장’의 유재순 대표
청소년복지와 사회복지사들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을 집필하고 싶다는 ‘꿈엔들 농장’의 유재순 대표

다른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로 평생을 살다 은퇴 후 맑은 공기와 자연환경을 동경해 시골 생활을 시작하는 귀농·귀촌인이 늘고 있다. 과거 농사는 가업을 잇는 생업으로 오늘날에는 건강과 노후, 새로운 삶 등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곳으로 시골이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시골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귀농·귀촌인들이 그 자리를 메우며 농부로서 귀촌인으로 일꾼으로 농촌 인구증가에 일조하는 중요한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지역에서 재능기부로 세상에 환원하며 멋진 인생을 살아간다.

청소년심리상담사에서 지금은 멋진 농부로 건강한 노후 생활과 글 쓰는 꿈을 실현코자 옥천군 안내면으로 귀농한 유재순(62, 여) 대표. 유 대표는 남편과 ‘꿈엔들농장’을 가꾸며 농부로서의 삶을 시작한 지 2년쯤 됐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은 옥천군 안내면 현리 5길, 안내면에서도 산골로 인터넷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곳이다. ‘꿈엔들농장’은 집에서 차로 5분 거리로 지난해부터 540평의 밭에 꾸지뽕과 고사리, 참깨를 재배하고 있다.

유 대표 부부가 옥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옥천은 원래 시아버님 고향이고 선영(先塋)이 안내면 걸포마을에 있다. 시아버님이 선영 아래에 집을 짓고 산소를 정성 들여 가꾸셨다. 그래서 남편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고 싶어 퇴직하면 아버지 산소가 있는 걸포마을에 살면서 글도 쓰고 음악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귀농 후 찾아온 건강과 소소한 행복

옥천에 온 후 유 대표 부부는 항상 함께 다닌다. 서로 직장 생활하느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지난 날, 옥천은 그들 부부의 사랑을 더 키워가고 행복을 찾아가는 장소가 되었다.

유 대표는 “청주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땐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항상 붙어서 사는 자체가 굉장히 행복하다. 우리는 퇴직하면 같이 생활하자는 게 평소 목표였다”고 했다.

귀농 후 그녀의 삶에 또 하나의 변화는 건강을 회복한 것이다. 그녀는 안내에서 이제 1년 살았는데 맑은 공기가 좋았는지 그동안 고질병처럼 따라다니던 알레르기 비염과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안 됐던 두통약도 이젠 먹지 않는다. 그녀의 달라진 삶은 안내의 맑은 공기와 좋은 자연환경, 농사지으면서 걱정거리가 사라져서라고 했다.

초보 농부의 첫 수확

유 대표는 540평 밭에 꾸지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그땐 그 나무가 꾸지나무인지 모르고 42주 정도만 남기고 모두 잡목으로 생각해 버렸다. 그리고 개간한 땅에다 고사리와 참깨, 42주의 꾸지나무를 키웠다. 

유 대표는 “2020년도에 열매가 달렸는데 너무 예쁘고 신기했다. 그땐 먹는 건지도 몰라 사진을 찍어 네이버에서 찾아봤다. 항암과 당뇨에 좋고 뿌리부터 열매까지 안 좋은 게 없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그래서 나눠도 주고 효소도 담았다. 작년에 가지치기를 좀 해줬더니 열매가 더 많이 열렸더라”고 했다.

그 후 귀농·귀촌인연합회 재무국장의 도움으로 꾸지뽕 열매를 로컬푸드에 입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쁜 포장으로 납품한 꾸지뽕 열매가 호응이 좋아 금세 매진되는 성과도 올렸다.

유 대표는 “로컬푸드에 납품할 때는 녹색 잎을 하트모양으로 빨간 열매와 함께 꾸미니 상품이 아주 산뜻해 호응이 좋았다. 옆에 상품을 진열한 판매자분들이 산뜻한 제 상품으로 덕분에 당신들 물건도 잘 팔리는 시너지 효과를 봤다며 너무 고맙다고 쌈 배추를, 배를 재배 하시는 분은 배를 선물로 주셨다. 새벽 2시, 3시까지 하나하나 포장했는데 다행히 주문취소나 클레임이 없어 감사하다. 올해는 예쁜 그릇에다가 좀 더 실속있게 한 번 해보려고 한다. 제 이름으로 판매되는 상품이라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재능기부로 사회에 환원

글쓰기를 좋아하는 유 대표, 멋진 농부가 되고도 싶지만 청소년상담사로서 또한 학창시절부터 꿈꾸었던 문학소녀의 꿈을 자연을 벗 삼아 펼치려 한다. 요즘은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만 들어도 고즈넉한 새벽 시간에 킁킁대는 개 짓는 울림만 들려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할 정도로 감성이 충만해 있다.

“제 장점은 글쓰기다. 청소년상담사로 현직에 있을 때 사례관리했던 모든 책 자료들을 다 정리해서 청소년복지와 청소년 보호 사회복지사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꿈이다. 학창시절 문학소녀로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작가나 시인아 되고 싶다고 했다. 90년 초반 충청일보 백목련 기고란에 6개월 정도 원로를 낸 적이 있다”.

매사에 감사하며 살고 싶어

유 대표 부부는 아침마다 함께 기도하며 매사에 감사한 생활을 실천한다. 그녀는 “시골에서 종교를 바탕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살며 남에게 시기와 질투, 미움 같은 그런 마음을 억누르니 욕심이 없어진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건강도 좋아지고 약물에 의지 안 해도 된다. 노후 생활은 이름도 예쁜 옥천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부부 괜찮은 사람들이야’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540평의 밭에 봄을 기다리는 꾸지나무가 있는 안내면 현리의 ‘꿈엔들 농장’
540평의 밭에 봄을 기다리는 꾸지나무가 있는 안내면 현리의 ‘꿈엔들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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