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여성]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가장 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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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여성]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가장 큰 행복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3.2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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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조 ‘9988행복지키미’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는 82세의 임춘조 씨,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고 한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는 82세의 임춘조 씨,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고 한다.

19세의 꽃다운 아가씨가 옥천으로 시집 와 옥천에서 살아온 지도 어언 60년도 훌쩍 넘어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몸도 마음도 건강하여 고령에도 우산1리 마을 할머니의 생활을 돕는 도우미로 말벗과 행복을 전하는 전도사가 되어 최고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주인공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9988행복지키미’ 임춘조(82, 여) 씨. 

그녀의 고향은 충북 영동, 할머니의 중매로 19살에 우산리로 시집을 왔다. 당시 교통이 불편해 지금은 상상도 하기 힘든 산을 넘고 동차를 타고 많은 시간을 걸어 친정인 영동을 왕래했다. 6남매의 엄마로 몸이 불편했던 남편을 대신해 가장으로 시어머니를 모시며 억척같은 삶을 살아온 그녀의 인생이지만 활짝 웃는 얼굴에서 인생 최고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9988행복지키미’는 어떤 직업인가

올해로 시니어클럽 활동 4년째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옥천읍 시내서 거리 질서로 쓰레기 줍기를 2년 했다. 지금은 우산1리에서 어르신들 돌보미 한다. 작년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4명, 올해 3명을 돌보고 있다.

그분들에게 말벗에 청소에 씻겨주고 음식도 직접 해가지고 간다. 밥은 원래 안 해주는데 너무 거동이 불편하고 누워 있는 거 보면 마음이 아파서 내가 점심 해가지고 가서 함께 먹곤 한다. 전화번호도 크게 써서 놓고 자다가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표시해 놓고 온다. 전화는 다 사용할 줄 안다. 자식들은 다들 외지에 나가 있어 가까이 있는 나만큼 못하니까 나한테 많이 기댄다.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9988행복지키미’는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이다. 어르신들에게 가서 아파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시리고 아프다. 하지만 먹을 것 해서 가고 반찬 만들어 냉장고 넣어주고 어르신들 보살피고 사는 게 제일 행복하고 보람인 것 같다.

앞으로도 어르신들 더 오래 사셨으면 하고 나도 건강 유지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보살피고 싶다. 다행히 옥천에서 이런 일자리가 있고 할 수 있어서 즐겁다. 

거리 질서 하다가 시니어클럽에서 ‘9988행복지키미’로 일하니 마음이 편하고 항상 즐거운 마음이다. 어르신에게 뭘 가져가야겠다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앞서고 가서 하면 막 해주고 싶다.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은 사람

오래되었어도 시어머니와 남편이 가끔씩 보고 싶다. 특히 우리 시어미는 마음도 아주 좋아 나는 시집살이가 없었다. 

시어머니는 당신이 며느리 얻으면 절대 못살게 안 한다 했는데 정말로 시어미와 서로 눈 한 번도 안 붉히고 지냈다. 이웃에 마실 갔다가 사탕 주면 챙겨와서 아들 안 주고 나한테 주는 것부터 하나하나 엄청 잘해 주셨다.

옛날 앞집 아주머니는 그 집 며느리 시집살이를 엄청시켰다. 시어미는 저 망할 늙은이 며느리 또 잡는다며 당신 집에 식구로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며느리를 왜 박대하고 나무라고 욕하고 그러냐, 당신 식구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시어머니는 고생하는 다른 집 며느리 불러서 밥 먹여서 보내는 사람이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신경이 어르신들에게 쓰이니 자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먼저 생각한다. 돌봄 안 가는 날은 잘 주무셨는지 살펴보기 위해 안부 전화를 한다. 그리고 오후에 아주머니 4명과 산으로 능선 따라 운동 삼아 메주골로 해서 등산 갔다 돌아오면 3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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