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의 자아(自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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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학의 자아(自我)
  • 김현희 명리학자
  • 승인 2022.04.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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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自我)는 자기 정체성으로 자기가 누구인지 타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자기 증명서이다. 자아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변한다. 자아는 환경의 구성물이고 사회적 관계에서 만들어진 가면이다. 자아는 지금 여기에서 잠깐 존재하다 사라지는 찰나의 존재이다. 

명리학에서 자아는 움직이는 존재이다. 얼굴이나 외모는 그 사람만의 주민등록증 같은 고유성이 있지만 자아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변하기에 자기 고유성이 없다. 자아는 남들과 생활하면서 화합하고 부딪치다가 다듬어진 성격으로 여러 모습이 있다. ‘이게 나야’ 하고 어느 한 성격을 자기라고 확신있게 말할 수 없다. 

자아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혹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혹은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자아는 고정된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변화하고 변질하는 특징이 있다. 

명리학에서 자아는 변하는 존재로 규정한다. 예를 들어 ‘내’가 갑목(甲木) 일간으로 태어났을 때 갑목이 나무이기에 나무 기질이 있다. 갑목은 위로 뻗는 힘이 강하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다. 그런데 갑목이 기토(己土)를 만나면 갑기합토(甲己合土)로 나무 기운이 흙 기운으로 변한다. 갑목이 경금(庚金)을 만나면 금극목(金剋木)을 당해서 갑목이 자기 성격을 죽이고 타인이 원하는 자아가 된다. 이렇게 갑목은 자기 고유성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다른 글자들과 생극제화(生剋制化)하면서 변해 버린다. 

갑목이 갑목을 만나면 비견(比肩)이 되어서 친구와 잘 지내는 자아가 된다. 비견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친화력이기에 갑목이 갑목을 만나면 사람들을 좋아한다. 갑목이 을목(乙木)을 만나면 겁재(劫財)가 되기에 경쟁적으로 변한다. 겁재는 남의 소유물을 빼앗거나 남에게 자기 재물을 빼앗기면서 손재수(損財數)를 경험하는 자아이다. 

갑목이 병화(丙火)를 만나면 식신(食神)이 되기에 먹고사는 기술력이나 능력을 발휘하는 자아가 된다. 식신은 주는 사랑으로 사람들에게 다정하다. 갑목이 정화(丁火)를 만나면 상관(傷官)이 되기에 말을 함부로 하거나 행동을 강하게 하는 자아가 된다. 상관은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해서 구설수(口舌數)나 관재수(官災數)를 당할 수 있다. 

갑목이 무토(戊土)를 만나면 편재(偏財)이기에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벌지만 과시 소비를 할 수 있다. 

편재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자아로 사람들 앞에서 자기 위세를 드러내려고 과소비를 하다가 경제적으로 힘들 수 있다. 갑목이 기토(己土)를 만나면 정재(正財)가 되는데 정재는 성실하고 근면한 자아로 돈을 착실하게 모을 수 있다. 그리고 갑목과 기토는 갑기합토(甲己合土)가 되기에 갑목 입장에서 돈을 모을 수 있다. 합(合)은 자아가 튀지 않고 타인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갑목이 경금(庚金)을 만나면 편관(偏官)이 된다. 편관은 외부 규율이나 규칙으로 자아를 재단하고 길들인다. 편관은 자아를 억누르고 절제하게 만들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게 한다. 편관은 주어진 상황이나 처지에 맞게 자아를 성형해서 질서에 복종하게 한다. 갑목이 신금(辛金)을 만나면 정관(正官)이 된다. 정관은 질서에 순응하는 착실한 사회인이 되게 한다. 정관은 조직에 적응하고 자기 분수에 맞게 말과 행동을 하게 한다. 편관과 정관은 자아를 위계질서나 지위에 맞게 행동하게 하고 말하게 한다. 

갑목이 임수(壬水)를 만나면 편인(偏印)의 자아가 된다. 편인은 성찰하고 의심하는 자아이다. 갑목이 계수(癸水)를 만나면 정인(正印)이 된다. 정인은 인정받고 사랑받는 자아이다. 이렇게 갑목은 어느 글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아의 성격이 달라진다. 그래서 명리학에서는 자아의 고유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아는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하는 물 같은 존재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런 사람이야’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하지 말아야 한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존재가 자아이다. 자아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하고 물처럼 흐르듯이 명리학의 천간도 들어오는 운(運)에 따라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순환하며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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