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상춘정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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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상춘정 가는 길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4.2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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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무르익은 상춘정의 풍경
봄이 무르익은 상춘정의 풍경

봄이 되니 산에 들에 연두색 물결의 온 산에 봄 파도가 치고 있다. 마음은 산에 오르고픈데 멀찌감치서 바라보고 있으니 애간장만 녹는다.

사랑하는 처녀총각 마음이 이랬으랴. 가까이 가고 싶지만 먼, 손에 잡힐 듯하지만 잡히지 않는 애간장의 거리를 두고 그저 감상만 하라는 산이 얄밉기도 했다.

산벚꽃은 하얗게 개나리는 노랗게 다양한 꽃들 초롱이, 아롱이, 다롱이 다 같이 환하게 물감을 칠하며 산을 물들였다. 가로에는 벚꽃이 산 터널에는 오색 물결로 시원한 봄바람에 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자동차로 신나게 달리며 아낌없이 봄에 빠졌다. 

상춘정 가는 길, 스쳐 가는 풍경에 옥천의 산과 강을 지나고 청성을 넘어서 청산으로 간다. 금강을 지나고 우산리를 지나면 어느새 산들이 나를 둘러싼 세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아름다운 국도가 또 있으려 하며 천국인지 꿈인지 모를 낭만에 취했다. 

궁촌재를 넘으니 청성으로 깊이 빨려 들어간다. 온통 산으로 말 그대로 산이 천지인 세상이다. 산을 넘고 넘었는데도 산이다. 산 따라 봄 욕을 하며 길고 긴 청산의 산을 만끽했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치며 ‘청산별곡’ 이래서 이 가사가 나왔구나며 절로 탄성이 나왔다. ‘살어리랏다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먹자 청산에 살어리랏다네’

옥천과 청성은 딴 세상이다. 청성은 청산이요 청산은 청산이다. 이제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하는 그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기나긴 세월 떨어졌던 이산가족처럼 형제가 다시 만나는 눈물겨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청성의 봄 구경을 실컷 하고 봄 길 따라 청산으로 달렸다. 

섬처럼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듯한 착각, 상춘정 누각이 언덕을 발판 삼이 우뚝 솟아 있다. 드디어, 상춘정을 만났다. 봄은 섬을 두르며 성을 만들었다. 성의 망루처럼 우뚝 솟은 상춘정. 큰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봄을 타고 올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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