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청풍정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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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청풍정의 봄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5.12 11: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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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무르익어 가는 청풍정의 풍경
봄이 무르익어 가는 청풍정의 풍경

청풍정의 봄이 깊어 가고 있다. 아카시아 향이 온 대청호를 휘감으며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과 호수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거울 같은 맑은 호수에는 진한 봄 향기가 바람 타고 흐르며 저 멀리 보이는 청풍정을 노랗게 물들이며 내려앉았다. 

호수를 따라 명월의 고운 자태 같은 봄을 감상하면서 우거진 숲길 안으로 난 석호리로 들어가는 좁은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청풍정이라는 물 위에 비친 아름다운 반영과 함께 기와 지붕의 정자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옛날 명월은 김옥균과 함께 소일하고 있던 세월이 일생에 영화를 누린 것 같이 행복했지만 자기로 말미암아 선생이 품은 큰 뜻에 누를 끼칠까봐 몹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생을 마감했다. 큰 뜻을 펼치라는 명월의 바람은 청풍정을 타고 지금도 옥균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청호에 펼쳐진 봄은 마치 비단 치맛자락과 저고리를 차려입은 명월이를 보듯 환하다. 청풍정 위로 드리운 나무 그늘은 마치 명월의 품 같고 그 아래 청풍정은 옥균의 대의와 울분을 품고 지금도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청풍정 여기저기 사무친 둘의 사랑과 사연은 찾는 이의 마음을 애태우게 한다. 

청풍정은 건립연대는 알 수 없으나 조선후기에 참봉 김종경이 세운 정자로 알려져 있다. 맑은 물과 바람이 머무는 듯한 한 폭의 그림 같은 경치를 지녔던 국북팔경 중 제5경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백토산 기슭의 기암 절벽으로 유명한 명월암과 함께 1980년 대청호 건설로 호수에 잠겼다. 수몰 이전 청풍정은 금강물이 굽이쳐 흐르다 절벽에 부딪혀 소를 이루고 흐드러진 버드나무가 십 여리를 곧게 뻗어 가슴과 마음을 훤하게 뚫어주는 천하절경이었다고 한다. 

현재 명월암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 정자는 1993년 옥천군에서 정면 3칸 팔작 기와 지붕으로 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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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호 2022-05-18 22:52:51
드라이브 기회가 있다면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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