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노후대책은 근육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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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노후대책은 근육저축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9.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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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노후대책은 ‘근육저축’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근육을 만들어 놓으면 노후의 건강에 더욱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근육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몸을 움직이며 이동시키는 일이다. 근육을 사용해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자유를 누리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여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장애역치’라고 한다. 

근력이 장애역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스스로 힘으로 외출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삶의 질은 매우 떨어지게 된다. 의학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너무 이른 시기에 장애역치가 오면 남은 긴 여생 동안 삶의 질이 낮은 상태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근력을 인생의 후반기까지도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즉 나이를 먹으면서 근력이 떨어지는 것을 노화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인생의 후반기에 들어서도 근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최선의 방법은 중량 또는 저항을 이용하여 근육에 자극을 주는 형태의 운동이 바람직하다. 

근력훈련의 방법은 덤벨이나 바벨, 아령과 같은 프리웨이트(free weight)나 탄성밴드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피트니스센터에서 구비되어 있는 것과 같은 중량운동기구, 즉 머신(machine)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 적절한 도구나 장비가 없다고 해도 자신의 체중을 이용하여 운동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한 방법은 팔굽혀펴기, 턱걸이, 프랭크동작, 윗몸일으키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어떠한 방법이든지 자신의 상황과 여건에 맞추어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하는 것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그것이 인생의 늦은 시기까지 장애역치를 늦추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 

그런데 근육은 단지 몸을 움직이거나 이동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은 혈당을 조절하는 데에도 매우 필요하다. 즉 근육은 혈당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므로 나이를 먹어서 근육이 위축될수록 혈당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떨어진다. 그로 인해 소위 ‘인슐린저항성’이 진행되기 쉽다. 인슐린저항성이 진행되면서 식후나 공복혈당이 높아지고 혈관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또한 점점 더 비만해지거나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커지게 된다. 

또 뇌유래신경성장인자, 즉 BDNF라는 물질이 근육운동을 할 때 뇌 신경세포 뿐만 아니라 근육에서도 분비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물질은 신경세포의 성장과 재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아이리신이라는 물질도 분비하는데 원래 이 물질은 지방의 저장역할을 하는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전환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즉 갈색지방은 지방을 연소시켜서 열을 발생시키는 작용을 통하여 지나치게 많은 체지방이 몸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리신이 뇌에서 치매의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의 축적을 막아주고 염증반응을 낮추는 작용까지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아이리신은 뇌세포의 BDNF 분비를 촉진하여 신경세포의 성장을 도와줌으로써 치매의 위험을 낮추어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근육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여러 질환의 예방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그렇다면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서 근육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물론 노인기에 들어서서라도 근력운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을 생성시키는 위성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단백질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의 활성도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젊을 때 근력운동을 경험한 근육은 더 많은 근세포핵을 갖게 되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근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을 갖는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근육저축’을 해두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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