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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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12.01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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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나물꽃
등골나물꽃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다’는 격언이 있다. K팝 방탄소년단(BTS)이 발표한 노래 ‘등골 브레이커’의 가사에 이 내용이 나온다. 부모의 형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수십만 원짜리 가방과 패딩, 시계를 경쟁적으로 사대던 당시 학교의 세태를 풍자한 대중가요다. 부모의 등골을 빼먹는다는 말이 실감 나는 노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 중에 등골나물이라는 섬찟한 이름이 붙은 게 몇 가지 있다. 이 식물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얼마나 험악한 식물 이길래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의 등골나물은 가는 줄기를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모습이다. 등골나물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키는 70cm 정도 큰다. 줄기는 원통형으로 가늘지만 곧게 자라고 검은 얼룩이 촘촘히 박혀 있다. 잎은 길쭉한 모양에 마주나고 가장자리에는 규칙적인 예리한 톱니가 있다. 7~10월에 줄기 끝에 작은 하얀 꽃들이 사람 머리모양으로 모여서 핀다. 등골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째, 풀 전체를 반쯤 말리면 등나무꽃 향기가 나고 잎의 가운데 주맥이 사람의 등줄기처럼 움푹 들어가 있어서라는 설이 있고 둘째, 산골짜기에서 많이 자란다 해서 붙었다는 설이며 셋째, 꽃에 하얀 실처럼 나온 것이 마치 등골이 빠져나오는 것처럼 보여서라는 설이다. 넷째, 이 식물과 유사한 북아메리카 원산의 것들을 영어로 접골을 의미하는 boneset라 부르며 인디언들이 골절된 뼈를 고정할 때 등골 나물뿌리를 석고처럼 이용했다고 하는데 꽃말은 ‘주저’이다.

 

고데치아
고데치아

고데치아의 다른 이름은 ‘클라키아’다. 캘리포니아 원산으로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줄기 높이 30cm 정도 자라며 잎은 도란 상 피침형으로 촘촘한 거치가 있다. 꽃은 5~6월 붉은 분홍색 꽃이 짧은 수상화서(한 개의 긴 꽃대 둘레에 여러 개의 꽃이 이삭 모양으로 달린다)로 피며 꽃받침 통은 긴 타원형으로 꽃잎은 역 심장형이며 붉은 분홍색으로 광택이 난다. 각 꽃잎 가에는 유백색의 무늬가 들어 있으며 수술은 짧고 꽃밥은 황금색이 나고 화사하다. ‘순수한 사랑’이 꽃말이다.

당아욱
당아욱

우리나라 등 아시아 지역이 원산인 당아욱은 관상용으로 재배하던 것이 일출하여 들꽃이 되었다. 남해 작은 마을에 왜놈들이 쳐들어와 사람들을 죽이고 여자들을 잡아가려 하자 그 마을에 사는 ‘욱’이라는 과부가 아들과 함께 산으로 도망가다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자 치마 밑에 아들을 숨기고 소나무를 끌어안고 떨어지지 않자 왜놈이 등을 칼로 베어버리려고 다가갔다. 때마침 도착한 관병에 의해 아들은 살았고 그곳에 어머니를 묻고 육지로 떠났는데 아들이 장성하여 장군이 되어 왜구를 무찌르기 위해 다시 고향에 돌아와 어머니의 무덤을 찾으니 무덤에 당아욱이 피어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어머니의 사랑’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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