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남편과 모처럼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발이 빠질 정도의 깊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산길을 걷는 내내 녹지 않은 눈들로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결혼 후 남편은 “가능한 자주 겨울 산을 찾자”라고 했으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요. 아니 그러한 약속을 지키는데 무려 30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산 정상을 올라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옥천은 참으로 사랑스럽고 정겨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옥천으로 이사 오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윽고 산행을 마치고 평지로 내려올쯤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 입구에 서 있는 무슨 안내간판 같았습니다. 일단은 보기에도 흉할뿐더러 아무리 글자를 읽으려 애를 써도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간판에 붙여진 시트지가 오랜 세월 햇빛에 그을려 글자로서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분명 이 간판을 세운 사람이 있을 텐데 도무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리를 안 하려면 아예 없애 버리든지 아니면 새로이 글자를 입히든지 둘 중의 하나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비록 작은 간판 하나도 이럴진대 다른 부분은 어떠하겠는가 상상을 하니 참으로 우울했습니다. 이 간판은 가화리 현대아파트 뒤 삼성산 입구에 세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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