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 나눈 사랑의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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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에 나눈 사랑의 쌀
  • 옥천향수신문
  • 승인 2016.09.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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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남 편집국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일 년 중 가장먹을 것이 푸짐한 계절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가윗날, 곧 추석은 우리나라에서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의 하나로, 이때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것이 풍성하다.

누런 황금빛 들녘이 물결치고 농부들의 행복한 노래가 들려오는 듯 기분을 황홀하게도 한다. 집집마다 햅쌀로 송편을 빚어 조상들에 차례를 지내며 감사드리는 미풍양속의 고유 명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계절에 방송매체를 통해 들려오는 것은 우울하고 비통한 우리 이웃들의 소식들뿐이다.

거리엔 실직자가 넘쳐나고, 임금을 체불하는 업체도 가히 몇 배로 늘고, 노인들은 외로운 인생살이를 한탄하며 외로이 골방에서 죽음을 맞고 있다는 그런 소식들이….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지경이 되었는가.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어야 할 법관들은 언제부턴가 하나 둘 씩 약속이나 한듯 재물에 마음을 빼앗겨버리고 부정을 밥 먹 듯 저지르는 그런 신뢰하지 못할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10년 만에 대법원장이 국민을 향해 사과하고 ‘청렴’이란 단어를 10분 동안에 14번이나 되풀이해야 하는 그런 부도덕한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청빈한 자는 무시당하고 오히려 부정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자들은 어깨에 힘을 주는 그런 물질만능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점차 고아원과 노인·장애인 시설 등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온정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그런 세태를 맞고 있다.

이러한 때, 옥천군지역인권센터에서는 지난 4일 차상위계충, 독거노인, 장애인 가구, 조손가정 등 지역 내 사각지대에 갇힌 소외계층을 위해 사랑의 쌀 221포대를 나눠주는 ‘사랑의 쌀 나눔
행사’가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이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이날 체육센터에서 이뤄진 사랑의 쌀 나눔의 현장에는 김영만 군수, 최장규 인권센터장을 비롯 관계자 등이 함께 사랑의 쌀 나눔 운동을 이웃들에게 실천하며 귀감을 보여주었다. 배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때, 한가위를 맞아 소외이웃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미덕이 훈훈함을 더했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장 풍성한 계절인 한가위에 우리에게 가장 따뜻하고 큰 위로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일 것이다.

지난 5일에는 농협중앙회옥천군지부와 농가주부모임옥천군연합회에서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는 세 쌍의 부부에게 결혼식을 올려 주는 훈훈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들 부부에게는 한가위에 받는 인생 최고의 가장 행복한 선물을 받은 셈이다.

다문화지원센터에서도 30가구의 이주여성가족들과 함께 한가위 송편을 빚는 행사를 마련했다. 고향에 가지 못하고 이국만리 떨어진 한국에서 고유의 명절을 맞는 이주여성을 위해 한가위 전통음식을 대표하는 송편을 빚어 마음을 달래주고,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하는 행사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지역 내에서 작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는 사회단체들의 행사들이 있기에 그나마 미풍양속을 잇는 위안의 추석이 되는 것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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