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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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김용환 기자
  • 승인 2023.04.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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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 귀찮은 비이지만 생명체들에겐 생명의 대시 작을 알리는 전주곡인 봄비이다.

봄비가 지나간 자리에 벚꽃이 흩날리며 사라진다. 그늘에 가려져 있다가 조금 늦게 핀 꽃들이 봄비에 질 까봐 약간 걱정하는 마음도 있지만 나는 오늘 내리는 비가 나에게는 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비요, 차분하고 평화를 주는 단비이다.  

비가 이슬비처럼 온다. 베란다 창문 너머 하늘은 잔뜩 흐림이다. 오늘이 주말이었으면 좋겠다고 헤맬 때 비 오는 날의 이불 속은 포근한 잠을 깨우기에 역부족이었던지 눈꺼풀이 쉽게 떠지지 않고 부스스 기지개를 켜고 아침을 맞는다. 베란다 창 너머 분주히 움직이는 발걸음이 봄비와 함께 길을 재촉한다. 이른 아침부터 이슬처럼 내리던 봄비는 누군가는 단비지만 벚꽃축제 행사하는 관계자는 아주 죽을 맛일 것이다. 그렇지만 산불을 진화하는 소방대원들은 아주 행복한 단비라 생각할 것이다. 산불은 주불보다 잔불이 무섭다고 한다. 온갖 고생하여 주불을 잡았지만 깊게 자리 잡은 불씨 하나가 밤새 살아난 잔불이 바람의 영향에 따라 확산하기에 이번 봄비는 잔불까지 잡기에 아주 소중한 손님이 아닐까 싶다.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어르신들이 늘 말씀하신다. 즉, 봄비는 옛날부터 사람들은 귀한 손님 반가운 손님이라고 부른다. 겨우내 얼었던 땅을 적셔 주어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있게 해주는 농사에 중요한 역할로 농민의 주름살을 펴게 해주는 봄비이며 영하 날씨에 겨울비보다 영상의 따뜻한 날씨에 내리는 봄비는 대지를 흔들어 깨워 봄의 전령사 역할을 해주며 만물 중 모든 생물을 깨우고 봄을 재촉하는 역할일 것이다. 

나는 오늘 비가 내린다고 날씨가 궂다고 투덜대고 싶지 않다.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빗줄기를 반기면서 넉넉하게 하루를 즐기면서 오늘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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