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핏 다이어트, 그레잇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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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핏 다이어트, 그레잇 다이어트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04.13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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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동안 유행했던 스튜핏과 그레잇이라는 말이 있다. 한때 인기리에 방영된 TV 프로그램에서 나온 유행어이다. 그 내용은 알뜰하게 소비하여 재테크하자는 취지로 여러 예를 들어 재미있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소비하는 패턴에 있어서 불필요하고, 낭비적인 소비를 어리석다는 의미의 스튜핏이라고 하고, 현명한 소비를 그레잇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경제적인 측면의 소비생활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 있어서도 스튜핏한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다.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도 안되고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잘못된 다이어트법이 매우 많다. 이에 반해서 다이어트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그레잇 다이어트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접근하기 힘들게 느껴진다. 

다이어트 방법을 둘러싼 지식들만큼 서로 모순되거나 상반되는 주장이 많은 것도 드문 것 같다. 어느 날 방송매체를 타고 ‘지금까지 우리는 속고 살았다’는 식의 기존의 학설을 완전히 뒤집는 획기적인 다이어트법이 발표된다. 이러한 신선한(?) 주장은 사람들 머리에 깊게 각인된다. 학자들과 연구자들 사이에는 논쟁이 벌어진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 일반 사람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차피 학자들도 결론을 못 내리는 문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더 피곤하고 어려울 일이 된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학설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그래도 가장 공신력이 있어 보이는 방송매체에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 방송매체를 통해서는 어떤 일관된, 체계화된 지식을 얻기보다는 단편적인 정보만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방송의 저널리즘적인 특성상 어떤 정보만이 지나치게 강조되거나 과장되어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위험이 높다. 

그러므로 다이어트에 필요한 핵심적이고 일관된 원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에 적용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엉뚱한 선입견이나 편견에 빠지게 되기 쉽다. 그렇다면 어떤 다이어트와 관련해서 어떤 것이 스튜핏한 생각이나 행동인지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다이어트를 끼니거르기와 동일시한다. 즉 다이어트를 하려면 끼니부터 걸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2) 레슬링선수처럼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체중을 줄였는가를 다이어트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한다.

 3) 운동에 따른 칼로리소비는 얼마 되지 않으므로 운동이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4) 팔뚝이나 복부와 특정 부위의 살을 뺀다고 열심히 그 부위만을 운동하거나 심지어 그 부위를 열심히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한다.

 5) 찜질방을 다녀와서 체중의 변화를 보고 기뻐하거나 실망한다.

 6) 간단히 끼니를 때운다는 생각으로 스낵류나 빵과 함께 탄산음료를 마신다.

 7) TV 광고에서 멋진 몸매의 모델이 선전하는 뱃살 빼는 전기자극 기구를 구입할까 생각한다.

 8) 어딘가에 체지방을 분해하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식물이 있다고 믿는다. 

 9) 다이어트의 성공여부는 오직 자신의 의지력에 달려있다고 믿고, 실패할 때 자신에 대해 자책한다. 

10) 피트니스클럽에서 많은 시간을 살 빼는 것으로 믿고 진동벨트를 이용한다. 

11) 여성의 경우 근력운동을 하면 몸매가 더 뚱뚱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한다. 

12)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구한 표준체중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고 체중감량의 목표를 세운다.

13) 방송에 소개된 특정 음식을 먹기만 하면 다른 습관의 변화가 없이도 살이 빠질 것으로 생각한다 

14) 하루 한두 시간 정도 운동하면서 근육을 키운다고 단백질보충제를 사 먹는다.

15) 근육을 빨리 멋있게 키우기 위해 스테로이드주사약을 사용한다(초특급 스튜핏!)

16) 하루 10분의 시간을 내어 음식일기를 쓰는 일을 너무 귀찮고 번거로운 일로 생각한다. 

이처럼 스튜핏다이어트의 예를 들었지만 그 목록은 정말 끝도 없이 길게 이어질 수 있다. 다이어트도 아는 만큼 보이며, 최소한의 상식을 갖추기 위해 배우는 것이 성공의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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