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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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71)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4.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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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초

옛날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로 가던 두 친구가 여러 날을 걸었는데 한 친구에게 병이 났다. 갑자기 어지럽고 코와 입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멈추지 않았다. 주변은 황막한 벌판이어서 약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때 두 사람 머리 위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날아왔다. 피를 흘리던 친구가 두루미를 향해 팔을 벌리고 소리쳤다. “두루미야, 제발 나를 태워서 마을로 좀 데려다 줘” 두루미가 입에 물고 있던 풀을 떨어뜨리고 가자 그 풀을 주워 입에 넣고 씹어 먹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코와 입에서 나오던 피가 멎었다. ‘선학이 선초를 보냈구나!’하고 두 친구는 얼싸안고 기뻐하였다. 두 친구는 간신히 서울에 도착해 과거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나란히 급제하였다. 여러 해가 지난 뒤 두 사람은 주막집에서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보게, 우리가 과거 보러 갈 때 기억나나?” “그걸 누가 잊겠는가, 그때 자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죽었을 걸세.” “그래, 그런데 그때 두루미가 준 풀이 무슨 풀이었을까?” 두 사람은 그 풀의 생김새를 그림으로 그려 여러 사람에게 찾아오도록 부탁하였고 몇 년이 지나 마침내 그 풀을 찾았다. 잎은 깃털모양이고 여름철에 노랑꽃이 피었다. 풀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자 ‘선학초’라 이름 지었고 사람의 피를 멎게 하는 약초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선학초의 키 높이 30~100cm 정도, 잎은 어긋나고 우상 복엽이며 꽃은 노란색 꽃이 가지 끝에 수상(穗狀)화서로 핀다. 꽃말은 ‘감사’다.
 

빈카

Vinca는 라틴어 vincire(매다, 연결하다)라는 뜻으로 줄기가 구부러지는 성질을 가진 데에서 유래한다. 독일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왕국을 세운 게르만족의 일부는 빈카가 독사에 물린 상처를 낫게 한다고 믿었고 보름날 밤 이 꽃을 따면 병마를 물리치고 광기를 치료하였다고 했다. 중세에는 사형장으로 가는 사형수에게 이 식물로 관을 만들어 머리에 씌웠으며 이태리에서는 죽은 어린아이 사체에 빈카 가지를 올려놓는 풍습이 있어 죽음의 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야생화는 지피식물로 꽃이 아름답고 잎사귀가 독특해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였고 가느다란 줄기가 포복으로 자라며 지면에 닿은 줄기에서 뿌리가 나와 5m까지 넓게 퍼지고 잎은 마주나며 광택이 있는 녹색이다. 꽃대는 50~70cm, 너비 2.5~5cm 정도 크기의 자주색 꽃을 피운다. 귀화식물 빈카의 꽃말은 ‘아름다운 추억’이다.

버바스컴

지중해 연안에 가장 많고 유럽 중부, 아프리카, 중국에 분포한다. 수술대에 털이 빽빽이 나기 때문에 모예화라고도 한다. 두해살이 야생화로 키 높이가 2m까지 크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잎과 줄기에 노란색 성모가 촘촘히 난다. 꽃은 입술모양이며 수상꽃차례로 달리고 밑에서부터 핀다. ‘끊임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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