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방어시스템, 면역체계와 운동
상태바
인체의 방어시스템, 면역체계와 운동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04.20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이후 면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면역계를 비유하자면 군대의 방어체계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유래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독소에 대해 방어하며 살아간다. 그뿐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변신한 암세포들도 처치하여 암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방어한다. 

우리 몸의 방어시스템은 일차  방어선에 해당하는 선천면역과 이차 방어선인 후천면역으로 구성된다. 일차 방어선인 선천면역의 군인들로는 호중구와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그리고 자연살해세포(NK세포)가 있다. 예를 들어 세균이나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호흡기 등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제일 먼저 호중구와 대식세포가 출동하여 병원체를 삼켜서 먹어 버린다. 호중구가 병원체를 삼키고 죽으면서 형성하는 것이 고름이다. 즉 호중구는 일차 전선을 구성하는 일종의 자살특공대하고 할 수 있다. 

이때 같이 출동하는 대식세포는 전장에서 적군을 많이 삼키기도 하며, 죽은 호중구가 만든 고름이나 손상된 조직을 처리하기도 한다. 또 정찰병의 역할도 하여 삼킨 적군의 일부 조각을 사령탑에 해당하는 T세포에 가져가서 보고한다. 

주로 피부나 점막에 많은 수지상세포도 적군을 삼키는 일을 하지만 일단 병원체를 삼키면 즉시 사령탑이 있는 림프절로 이동하여 T세포에 보고하는 것이 주 임무이다. 즉 정찰병으로 특화되어 있는 세포로 볼 수 있다. 그 방식은 삼킨 적군을 분해하여서 남은 조각, 즉 적군의 정체를 자신의 표면(세포막)에 내보이는 방식으로 침입한 적군의 정체가 어떤 종류인지 T세포에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적군을 분해하여 남은 조각을 항원펩타이드라고 한다.  

이때 보고를 받는 세포가 조력 T세포이다. 조력 T세포는 면역의 총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조력 T세포가 수지상세포나 대식세포로부터 적군의 정체에 대한 정보를 보고받으면, 즉시 경보를 발효시킨다. 그 경보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 것이다. 

조력 T세포가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면 이는 세포독성 T세포에 전달된다. 즉 사이토카인에 의해 명령을 받은 세포독성 T세포는 활성화되어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 세포 그리고 돌연변이를 일으킨 암세포를 찾아내서 죽이는 역할을 한다. 조력 T세포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특공대처럼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찾아다니며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도 있다. 세포독성 T세포나 자연살해세포가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은 직접 세포막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죽음에 이르는 독성물질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잠입한 적들을 색출하여 섬멸시키는 특수부대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사령관인 조력 T세포가 발동시킨 경보는 B세포에게도 동시에 전달된다. B세포는 원거리 공격무기를 통해 적군(항원)을 무력화시키는 포병이나 미사일 부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즉 명령을 받은 B세포는 항체(면역글로블린)라는 미사일을 생산하고, 쏟아 내어서 침입한 적군을 무력화시킨다. 

이렇게 전투를 벌였던 T세포와 B세포의 일부는 메모리세포로 남아서 적군을 물리친 이후에도 적군을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침입할 때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우리는 면역을 갖게 되었다는 말로 표현한다. 

이처럼 인체의 면역시스템은 한 나라의 방어시스템처럼 매우 정교하게 조직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한 인체의 방어시스템에 운동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는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은 정기적인 운동이 전반적인 인체 방어시스템을 굳건하게 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잘 알려진 연구 결과를 한 가지만 소개한다면 운동은 인체 방어체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특공부대인 자연살해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도를 높여준다. 인체 외부로부터 침입한 항원이나 암세포를 공격하여 파괴하는 군대의 대처 능력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