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항아리 낳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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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항아리 낳기
  • 류용곤 시인
  • 승인 2023.04.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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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뼈마디로 붉게 타는 숯덩이들
각혈하듯 토해 뱉는 막바지 불꽃 연기
애태워 숨 가쁜 호흡 목숨 가둬 눕던 도공

백옥을 품고 자는 진흙 위의 굴뚝 탑이
타올라 숨 돋우며
불을 적신 호령 소리
활활 활 속을 태우듯 먹 가슴이 달아 온다

토굴 문 어둠 깨며 징을 치고 달을 낳듯
새벽빛 여물어 낸
연기 오른 가마로
 

꽃 다식 아름진 문양 윤 빛 익은 달 항아리

더디게 멈춘 걸음 아린 눈물 젖은 눈썹
바람자락 그제야
가둘 곳에 재워두고
춘양 목 장작의 불속 아방궁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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