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때 최고의 문장가 ․ 집현전 남수문 직제학
상태바
세종 때 최고의 문장가 ․ 집현전 남수문 직제학
  • 전순표 시인 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승인 2023.04.27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재 남수문(南秀文) 선생은 조선 초기 세종 때 문신으로 집현전의 실무 최고책임자인 직제학을 지낸 조선시대 옥천군 양남면(현재 영동군 학산면) 박계리 출신 문장가이다. 그의 본관은 고성 남씨(南氏)이며 자는 경질, 호는 경재(敬齋)이다. 어려서부터 인물과 풍채가 뛰어나서 선인에 비유될 정도였고 머리 또한 총명하여 약관 18세인 세종 8년(1426년)에 사마시 소과에 합격하고 진사로서 그해 한양 성균관에서 실시한 문과에 급제, 일찍이 천재성을 발휘했다. 

18세 2등 급제, 중시 장원급제
집현전 젊은 직제학으로 문명 날려

 이 문과 시험에서 남수문 선생은 2등으로 합격했으며 백촌 김문기 선생도 함께 급제하여 옥천 출신이 2명이나 이 문과에 합격하여 옥천의 문명을 날렸다. 그뿐만이 아니라 남수문 선생은 세종 18년(1436년)에는 그 당시 10년에 한 번씩 당하관을 대상으로 하는 문과 중시(重試) 시험에 당당히 장원급제했다. 남수문 선생이 집현전 직제학일 때는 젊은 집현 전 학자인 유의손, 권채, 신석조와 함께 당대의 석학으로 문명을 날렸다.  『고려사절요』를 처음 원고의 초고를 대부분 남수문 선생이 썼다. 그 후 문신 김종서 외 17인이 1452년(문종 2년) 세종 때 만든 갑인자로 35권, 35책으로 편찬, 발행하였다. 어느 날 세종대왕께서 남수문 선생을 불러서 “내가 듣기에 경재가 젊은 문사(文士)로서 사가독서에 전념하고 주자 성리학 학문연구에 열중한다 하니, 가상히 여기는 바이다”. “공사 일에 얽매여서 학문과 독서에 전념치 못할 것 같아 호당으로 발탁해서 독서당에서 학문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교했다. 그는 공적 일에 벗어나 마음껏 학문적 탐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대주가로 세종께서 그 재주를 아껴 
석 잔만 마셔라, 술잔 크게 늘어뜨려

 세종대왕께서는 남수문 선생이 술을 너무나 좋아해서 지나치게 과음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의 재주를 아껴서 석 잔 이상의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언명하였으나, 술잔을 망치로 두드려 더 크게 늘려서 큰 잔으로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종 25년(1443년) 1월 24일 자 ≪풍수설을 가지고 본문을 참고하여 의론을 결정할 것을 명하다≫라는 제목의 『세종실록』 기록을 보면  “예조 참의 박연(난계, 영동 출신)과 집현전 직제학 남수문과 응교 정창손에게 명하여 최양선이 말한 풍수설을 가지고 본문을 참고하여 의논을 결정해서 아뢰라." 하였다. 

 조선 세종 때 옥천과 영동 출신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중앙 관직인 집현전을 중심으로 예문관과 사간원, 병조 등에서 왕을 가까이 모신 문신으로 난계 박연, 경재 남수문, 백촌 김문기, 괴애 김수온 선생이 있다. 시대를 불문하고 학연 뿐 만 아니라 같은 근접 지역 출신으로 한양에서 관직 생활을 하면서 서로 많은 교류와 친분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 성종 6년 6월 28일 기사에서 ≪이승소가 우리나라 표류인 3명을 돌려보낸 왜의 중추 신중을 후대하자고 아뢰다≫란 제목으로 영사 홍윤성이 아뢰기를, "세종 조에 변효문이 일본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는데, 처음에 남수문을 서장관으로 삼았더니, 남수문은 중시에 장원을 하여 명망이 있었으므로 조정에서 아끼어 박팽년(朴彭年)으로서 대신하게 하였으나, 박팽년도 계책으로써 면하게 되고, 마침내 신숙주(申叔舟)를 보내게 됐던 것입니다. 

35세 갑자기 돌연사, 특별 장례 

 세종 24년(1442년)에 집현전에서 남수문 직제학께서 숙직하다가 갑자기 숨을 거둬서 35세에 생을 마치니, 세종대왕께서도 매우 슬퍼하며 특별히 장례를 치르고 벼슬도 올려 주었다. 영동 호계서원에 위패가 모셔져 배향되었다. 묘소는 영동군(조선시대 옥천군) 학산면(양남면) 박계리  상이동 덕령산에 있고 그곳에 재실도 있다.

「옥천향교신루기」 기문과 「태평관중수기」등 많은 글을 남겼고 유고집으로 『경재유고』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