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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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80)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6.22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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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우리 집 화단에 원추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를 흠뻑 머금고 기다란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러 군데 노란색 꽃이 피어나면서 정원 전체가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원추리는 어린 싹을 식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재료로 쓴다고 한다. 백제 사비성에 효성이 지극한 형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다. 평화롭던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나갔다가 황산벌전투에서 전사했고,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충성심이 지극한 두 형제는 상심해서 몸 져 누웠다. 어느 날 밤, 부모님이 꿈에 나타나 일러주는 대로 원추리를 달여 마시고 원기회복하여 백제부흥에 이바지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사람들은 원추리를 일컬어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라 불렀다. ‘기다리는 마음’이 꽃말이다.

흰백합

옛날 어느 나라에 공주가 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두 번째 왕비를 맞이하였으나 마음씨가 고약했다. 공주는 혼기가 되어 멋진 왕자와 결혼해 너무 행복했다. 이를 시기하던 왕비는 마법을 써 왕자를 늑대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왕자에겐 마법을 막아 주는 목걸이를 몸에 지니고 있어 소용이 없었다. 어느 날 왕자가 사냥 후, 수영하다가 목걸이를 물에 빠뜨렸다. 이를 살피던 왕비가 마법을 걸어 왕자를 늑대로 만들어 버렸다. 왕자는 산으로 들어갔고 공주는 왕자를 찾아 헤맸다. 겨울인데도 산속에는 하얀 백합꽃이 별처럼 피어 있었다. 이 꽃을 손에 쥐는 순간 새끼손가락만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백합꽃을 태워 항아리에 넣어라.’고 했다. 그렇게 하자, 항아리에서 뛰쳐나오는 늑대에게 뿌리자 곧바로 왕자로 변하는 것이었다. 백합이 마법과 싸워 이긴 것이다. 사방을 둘러보니 하얀 백합꽃이 피어 있었고, 두 사람은 이 꽃을 성으로 옮겨 심고 잘 살았다는 스웨덴 전설이 있다. 꽃말은 ‘순수한 사랑, 깨끗한 사랑’이다.

잉글리쉬 라벤더


먼 옛날 한 나라에 막내공주가 있었다. 그녀는 이웃 나라 막내 왕자를 짝사랑하였다. 왕자가 말을 타고 들판에서 막내 공주를 마주치기도 하였지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공주는 실의에 빠졌고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빙그레 웃기만 하고 가버렸다. 며칠 뒤 왕자는 다른 나라와 전쟁을 치르게 되었고, 공주는 왕자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얼마 후,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왕자를 만나려 달려갔으나, 왕자는 보이지 않았다. 전사했다는 것이다. 공주는 왕자와 처음 만나 입맞춤을 한 들판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한을 품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왕자가 언어장애인이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공주는 이를 몰랐던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1년이 지난 뒤 그 자리에 여리면서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이 꽃이 라벤더라는 전설이 있다. 꽃말은 ‘침묵, 불신’의 뜻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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