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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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81)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6.2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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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취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꽃과 풍요의 여신 플로라의 생일날 많은 신들과 요정들이 모여 축하하였다. 여러 신들은 잔치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며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신들이 노는 전각 아래서 어린요정들은 소꿉장난을 하고 뛰어놀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꼬마요정들의 노는 모습이 너무 해맑고 재밌어서 하늘이 총총한 많은 별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함께 즐거워했다. 그 때 장난꾸러기 요정이 하늘의 별을 따 숲속 깊은 곳 돌 틈에 몇 개의 별을 숨겨 놓았다. 그러나 별들은 바위틈이 싫어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싶었다. 별들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려 했지만 요정의 마법 때문에 날 수가 없었다. 하늘로 날아갈 수 없었던 별들은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으로 변해 살게 되었다. 그 꽃이 ‘바위취’인데, 사철 푸른 잎을 가진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온몸이 털에 덮여 땅위를 기는줄기가 자라나 그 끝에 새로운 싹이 생겨남으로써 쉽게 번식한다. 잎은 뿌리에서 자라나고 표면에는 흰 얼룩무늬가 있다. 초여름에 잎 사이에서 긴 꽃자루가 자라나 많은 꽃이 원뿌리 꼴로 모여 피어난다. ‘절실한 애정, 애착’이 꽃말이다.
 

나스터튬

여름 화단을 장식하는 일년초로 이국적인 느낌이 나고 오렌지와 적색 꽃이 핀다. 나스터튬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페루의 잉카인들로부터 금과 함께 유럽으로 가지고 왔던 보물 중의 하나였다. 이 꽃은 Nasus tortus에서 유래하는데 ‘코를 막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꽃에서 후추와 같은 매운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꽃의 씨가 괴혈병에 매우 효과가 좋았기 때문에 16C 영국에서는 대단히 귀중한 보화로 여겼는데 트로야의 전사들이 흘린 피에서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둥근 잎은 방패이고 트럼펫 모양의 꽃은 투구였다는 것이다. 나스터튬의 꽃말은 ‘애국’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잎을 닮아 물에서 핀다하여 ‘한련’이라 부른다.
 

다래꽃

열매의 맛이 달다고 하여 ‘다래’라 이름 지었으며 새하얀 꽃이 선명하고 아름답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자고 노래하며 산에서 은거하던 옛 선비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하여 이름 붙였다. 옛날 어느 마을에 다래라는 예쁜 처녀가 있었다. 그 동네 양반집에 남식이라는 도령이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둘이는 소꿉친구로 사이좋게 놀았다. 도령의 나이 13세가 되자 공부를 열심히 해, 과거시험을 준비하라는 엄한명을 내렸다. 별당을 지어 선생님을 모시고 공부하도록 하였다. 달래는 도령을 보지 못하게 되자, 그리움으로 가슴이 메는 도령생각에 시름시름 아프다가 병이 나고 말았다. 사람들은 다래를 도령이 별당 옆에 묻어 주었다. 다음해 봄 줄기가 긴 나무가 돋아나 담을 타고 올라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맛있는 열매를 맺었다. 그것이 다래 넋이 도령을 그리워해 식물로 변했고 그 열매를 다래, 나무는 다래 덩굴이라 불렀다. ‘신념’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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