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하지교차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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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하지교차증후군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06.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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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십 여 년 사이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이용시간이 늘면서 자세이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자세이상은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근막통증증후군, 요통 등의 근본원인이 된다. 

인체를 지지하는 관절 중 어느 한 부위의 정렬이 비틀어져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해 최적의 정렬을 이루려는 인체 반응이 일어난다.

그러한 과정에서 관절을 중심으로 작용하는 근육의 불균형한 긴장, 요통과 같은 통증, 자세의 불균형, 부상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근육의 불균형은 특히 골반에 많이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증상이 하지교차증후군이다. 하지교차증후군은 골반을 전·후상·하에서 잡아주는 주된 근육들이 불균형한 상태가 되어 나타나는 증세이다. 즉 한 쪽의 근육은 지나치게 긴장하여 수축된 상태이고, 다른 쪽 근육은 운동신경을 통한 자극이 오랫동안 주어지지 않아서 약화되어 이완된 상태를 보인다.

예를 들어 등 부위의 척추기립근이나 척추 옆에서 골반 앞부분을 거쳐 내려오는 장요근은 매우 긴장되고 짧아진 상태를 보인다. 이러한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들의 작용에 의해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허리부분의 만곡(요추만곡)은 더욱 깊어져서 마치 알파벳의 C자처럼 휘어진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요추만곡이 심해져 C자형 자세가 되면 상체의 무게가 분산되지 않고 주로 요추 3~4번에 집중되어 요통이나 추간판탈출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자세이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하지교차증후군과 그로 인한 근육의 불균형 현상이 점점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교차증후군은 앉아서 생활하는 것과 가장 관련이 깊고, 잘못된 자세나 코어근력의 약화가 더욱 문제를 악화시킨다. 

앉아 있을 때 가장 할 일이 없는 대표적인 근육 중 하나가 엉덩이부위의 대둔근이다. 우리가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는 대둔근이 수축하면서 허리부위의 관절을 펴게 하고 상체를 세워서 일어나게 한다. 그런데 계속 몇 시간 앉아 있을 때에는 대둔근은 움직일 일이 없어서 쿠션의 역할 밖에는 못하는 셈이다.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 엉덩이부위의 근육이 자극을 받지 못하여 모처럼 일어서려고 할 때 신경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엉덩이부위의 근육 대신에 허리부위에 있는 작은 척추기립근이 더 큰 힘을 써서 몸을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요추의 커브가 커진 상태인 요추전만이 되면 추간원판에 압박을 주어 요통을 유발하고 척추 자체의 변성도 초래할 수 있다. 

대둔근 기능의 약화 여부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엎드린 자세에서 한쪽 다리는 뒤로 들어 올리고, 다른 팔은 뒤로 돌려 다리를 드는 쪽의 엉덩이를 만져본다. 이때 엉덩이가 단단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고 물렁거리고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엉덩이부위 근육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장시간 앉은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하지교차증후군이 진행되면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는 전방경사나 뒤로 돌아가는 후방경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느 경우에나 엉덩이부위의 대둔근은 매우 약해지는 반면에 허벅지 뒤편의 햄스트링 근육은 매우 과긴장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골반이 전방경사되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요추만곡이 심해지는 C자형 자세가 되고, 반대로 후방경사되면 엉덩이가 처지는 민짜엉덩이가 된다. 어느 경우에든 외관상 좋지 않지만 더욱 큰 문제는 요통이나 무릎관절의 통증 등이 나타나기 쉽다는 점이다. 그러한 경우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은 스트레칭하여 이완시켜주고, 사용하지 않아서 매우 약화된 근육은 다시 강화시키는 운동을 통하여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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