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찾아 헤매며
분주히 떠돌던 두 줄기 광선이
허리를 졸라매었다
퍼득 날던 비둘기는 매듭짓는 굉음에 놀라
부릅뜬 화석이 되었다
백두의 핏빛은 창공으로 흩어져 물들고
통일을 애타게 소원하던
푸르른 한라의 혈류는 바닥에 엎드렸다
갈비뼈에 파고든 탄피는 비명도 힘들어
갈퀴손으로 굳어버리고 말았구나
다물지 못한 입
감지 못한 두 눈
포도나무 줄기에 뻗친 선혈이
6월의 태양 아래 선명하다
동포여 두 눈 감으소서
동포여 편안히 잠드소서
저작권자 © 옥천향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