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87)
상태바
뜰 안의 야생화(18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08.17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인장대
노인장대

노인장대의 다른 이름 ‘여뀌’는 꽃차례에 작은 열매가 셀 수 없이 많이 엮어져 있는 형상에서 비롯한 명칭이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 앞부분에 김수로왕이 처음으로 서울을 정할 때 ‘비록 여뀌 잎처럼 땅이 협소할지라도, 일곱 성인이 살기에 적합하고, 마침내 좋은 곳이 될지어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여기에서 좁고 작은 땅을 여뀌 잎과 닮았다고 비유한 것으로 13C부터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도 여뀌라는 식물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늦가을에 피는 노인장대 꽃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옛날 옛적에 달 밝은 밤이면 도깨비들이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 마을로 내려오곤 했다. 문가에 여뀌 꽃을 심어놓으면 마을로 내려온 도깨비들이 밤새도록 노인장대 꽃을 헤아리다가 다 세지 못한 채 그만 날이 새어 되돌아간다. 여뀌는 꽃인지 열매인지 모를 정도로 좁쌀처럼 작은 꽃송이를 다닥다닥 달고 꽃을 피우고 자잘한 꽃송이들이 한 데 뭉쳐 꽃방망이를 이룬 것을 보면 정말 도깨비방망이 같기도 하다. 인도가 원산인 노인장대는 일년초로 키가 2m까지 크게 자라며 가지를 많이 친다. 꽃은 가지 끝과 위쪽 잎겨드랑이에서 많이 달리는 총상화서가 줄기 상부에 여럿 달리며 밑으로 숙이는 특징이 있다. 꽃말은 ‘평정’이다.

망종화
망종화

로마 속국으로 있던 유대의 헤롯왕은 예수를 죽이려고 유아학살을 자행한 잔인한 왕이다. 그런데 헤롯왕의 아내 ‘헤로디아’도 비슷한 사람으로 요한을 무척 싫어했다. 그 이유는 그녀가 권력을 탐하여 헤롯왕의 동생 빌립과 이미 결혼을 하였는데 이혼하고 시아버지인 헤롯과 재혼하는 것에 대해 요한이 크게 비난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앙심을 품은 못된 헤로디아는 요한을 죽이려고 몰래 첩자들을 보내 숨어사는 집을 찾은 후, 그 집 앞에 이 꽃을 놓고 오게 명령하였다. 병사들이 찾아간 마을집집마다 망종화가 피어 있어 요한을 찾지 못했다. 이런 전설을 가지고 있어, 이스라엘에서는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집집마다 화단에 심어져 있다고 한다. 망종화는 컵 모양에 가까운 노란 꽃이 피는데 보리 베기와 모내기 절기인 망종 무렵에 꽃이 핀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 망종화는 작은 키나무로 줄기는 1m정도로 무리지어 자라서 덩굴처럼 보인다. 꽃은 노란 꽃잎과 금실모양의 예쁜 수술로 둘러싼 꽃잎 안에 다소곳이 자리한 노란 암술은 정말로 금빛으로 장식한 매화 같다. 꽃말은 ‘정열, 사랑의 슬픔, 변치 않는 사랑, 당신을 잊지 않겠어요.’ 등이다. 모두 사랑과 관련된 멋진 꽃말을 가지고 있다.

삭소룸
삭소룸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열대성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줄기는 반덩굴성, 잎은 다육질의 두툼하고 털로 덥혀 있으며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꽃대가 자라서 끝에 1~2송이가 옆을 향해 연보라색, 흰색, 분홍색 등 다양하게 핀다. 꽃잎은 깔때기 모양으로 끝이 5갈래로 갈라지는데, 아름답다. ‘행운의 열쇠’가 꽃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