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로 떠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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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로 떠나는 청년들
  • 박우용 기자
  • 승인 2023.08.24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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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 마을을 둘러보면 예전같이 동네 슈퍼, 마트라는 이름의 간판 대신에 00편의점이라는 간판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작은 상점이었던 슈퍼들은 대형매장에 밀려 서서히 사라지고 밝은 조명과 깔끔한 시설을 갖추고 슈퍼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제품으로 고객마케팅을 하는 편의점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지역의 청소년이나, 청년, 주부 등이 편의점에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제 편의점은 우리 일상 속의 이웃 동네슈퍼 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타 지역 대학을 진학한 한 학생은 주말이면 고향에 있는 할머니도 찾아뵐 겸 할머니가 살고 계신 지역의 편의점에서 매주 주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근무 중에 듣는 언어는 좋은 말보다는 어른들의 반말과 욕설이라고 말한다.

학생 자신도 이곳에서 나고 자란 지역 청년인데 동네 술 취한 지역 어른들이 욕하며 안하무인 상태로 시비를 걸 때는 난감하다고 한다.

가장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너희 아빠 누구야, 싹수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라고 한다. 

화가 나 응대하고 싶어도 부모님께서 혹시 아는 사람이면 곤란을 겪으실까 봐 꾹 참는다고 한다. 어린 시절 키워준 할머니를 볼 겸 주말에 내려와 일하는 학생이 싹수가 없다고 시비면 도대체 어떤 학생이 싹수가 있는건가? 술먹고 갑질하는 자신의 모습은 부끄럽지 않은 것인가? 일하는 청년들 말에 의하면 옥천읍보다 면지역으로 갈수록 그런 갑질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학교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지만 할머니를 뵙는것 때문에 참고 있다는 말에 나도 그 동네 어른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

청소년․청년들은 성숙한 어른을 보고싶어 한다. 손님이 왕의 신분인줄 착각하는 갑질 술취한 어른들은 자신을 먼저 보라. 자신의 자식이나 가족이 그런 대접과 상황을 맞이했다고 생각해 보라. 옥천을 떠나는 청소년, 청년들을 만들고 있는 나쁜 어른은 아닌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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