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둣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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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둣방
  • 류용곤 시인
  • 승인 2023.10.26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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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 속에 묻혀진 그늘처럼
여름의 신발장 속 생기 없던 묵은 구두
발걸음 어둠에 젖어 길을 잃고 멈춰 섰다.

빛바래 앉은 시간 드르륵 문을 열면
구두끈 매듭 풀어 불광을 일으키던
담벼락 자그마한 방문 틈 사이 바쁜 손

시계탑 초침 끝에 윤 빛 가득 채우고
단단히 굽을 세워 못을 박는 주인장
콧잔등 땀방울들이 눈길 안에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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