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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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9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3.11.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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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비오사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역병으로 고생하는 마을사람들을 위해 산으로 들로 약초를 구하고 다니던 요정이 있었다. 어느 날, 용케도 그 약을 구한 요정이 냇가에서 약초를 씻고 있는데, 난데없이 젊은 양치기소년이 다가와 심한 가슴앓이를 호소했다. 그의 가슴을 정성껏 어루만져 주자 아픔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아졌다. 요정은 자신도 모르게 소년을 사랑하는 열병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혼례 축제가 있었는데, 양치기소년의 결혼식이었다. 요정은 소년과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병들어 앓다가 죽고 말았다. 이 슬픈 사연을 알게 된 사랑의 여신은 착한 요정을 가엽게 여겨 가을하늘처럼 맑고 아름다운 스카비오사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스카비오사는 키 높이가 90cm까지 자라고 뿌리에서 나온 잎은 바소꼴로 깊게 패어진 톱니가 있다. 꽃은 여름에 하늘색으로 피며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여러 꽃이 꽃대 끝에 모여 머리모양을 이루어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는 것을 이른다.)로 달리는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박주가리

옛날 어느 고을에 흉년이 들었다. 새로 부임한 원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구석구석을 살폈다. 그 결과 갈수록 마을민심은 좋아지고 살림형편도 나아진 사실이 임금에게 전달되었다. 임금은 그 공적을 높이 평가해 원님에게 조정대신의 직을 하사했다고 한다. 원님이 한양으로 떠나게 되자 마을사람들은 배웅하며 ‘한양을 가다가 기력이 떨어지거나 다치면 드십시오.’하고 약초물이 든 작은 단지를 전해 주었다. 원님은 급하게 길을 재촉하였는데, 말이 넘어져 그 자리에서 죽고 원님은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그 순간 마을에서 받은 선물이 생각나 얼른 약물을 마시고 상처에 발랐더니 거짓말처럼 피가 멈추었고 기력이 솟아나 정해진 날짜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약초가 덩굴로 엉켜서 차곡차곡 쌓여 자라는데 잎에서 박 냄새가 나고 열매가 긴 박을 닮아 ‘박주가리’라 이름 지어 불렀다. 꽃은 여름에 잎겨드랑이에서 난 길이 3~7cm의 꽃대에 총상꽃차례(긴 꽃대에 꽃자루가 있는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해 끝까지 핀다.)로 달리며 연한 보라색이다. ‘먼 여행’이 꽃말이다.
 

남개연꽃

연못 등에서 자라는 부엽성 여러해살이 야생화이다. 뿌리줄기는 굵고 땅속으로 뻗는다. 잎은 뿌리줄기 끝에서 나며, 넓은 난형으로 물 위에 뜨고 잎자루는 속이 차 있다. 꽃은 6~8월에 피며 물 위로 올라온 꽃대 끝에 1개씩 핀다. 꽃 지름은 1~3cm,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노란색 5장이며 도란형이다. 꽃잎은 숫자가 많고 주걱모양이며 수술은 많고 노란색 암술머리는 넓으며 돌기가 여러 개이고 붉은색이다. 꽃말은 ‘깨끗하고 청순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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